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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J's 마케팅 이야기

다시 보는 로열티 프로그램 (2002년)

by forzalazio 2010. 1. 4.


고객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각종 로열티 프로그램이 성행하고 있다. 과연 로열티 프로그램이 우량 고객 확보와 수익성 제고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살펴보고, 효과적인 로열티 프로그램의 성공 포인트를 짚어본다. 
 
 
로열티 프로그램, 어디까지 왔나? 
 
1990년대 후반 상위 20%의 우량 고객이 기업 수익의 80%를 창출한다는 20:80의 법칙이 알려지면서 우량 고객 관리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었다. 「Loyalty Effect」의 저자이자 로열티 연구의 선구자인 Reichheld는 신규 고객의 창출이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로열티를 가진 우량 고객의 확보야 말로 기업의 수익 창출의 원천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와 같이 고객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에 대한 로열티 마케팅이 화두로 등장하면서 각종 로열티 프로그램이 활발하게 도입되고 있다.  
 
국내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로열티 프로그램을 제공하지 않는 신규 서비스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업종을 불문하고 로열티 프로그램이 성행하고 있다. 로열티 프로그램의 종류도 매우 다양하다. 가장 전통적인 형태인 항공사들의 마일리지 프로그램과 주유소의 보너스 카드는 이미 보편화 되어 있다. 최근에는 백화점, 할인점, 음식점 등에서 얻은 포인트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통합 포인트 제도가 인기이다. 어떤 통합 포인트 서비스의 경우 가맹점만 전국적으로 5만 개에 이르며 회원 수가 2천 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또한 포인트 금액을 사이버 머니처럼 편리하고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온라인에서는 포인트 활용 전용 사이트들이 활성화 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처럼 로열티 프로그램이 유행하는 이유는 구체적으로 무엇일까?  
 
먼저 신규 고객 유치 및 유지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하루에도 수 백 가지씩 쏟아져 나오는 양질의 제품과 서비스 앞에서 고객들은 더 이상 한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고집할 이유가 없다.  
 
특히, 클릭 한 번으로 이동이 자유로운 온라인 서비스의 경우 진입 장벽을 높여서 단골 고객으로 만들기란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렵다. 다음으로 정보화 시대에 고객 데이터 획득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점도 로열티 프로그램의 확산에 영향을 미쳤다. CRM(customer relationship marketing) 소프트웨어의 도입으로 고객의 정보가 기업의 경쟁력과 직결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요컨대, 단골 고객들을 확보 하고자 하는 로열티 프로그램의 본래 목적뿐만 아니라, 고객 데이터를 수집하여 신규 서비스 개발 및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는 장점 때문에 로열티 프로그램이 성행하고 있다.  
 
 
로열티 프로그램의 허점 
 
그러나 과연 로열티 프로그램을 앞 다퉈 도입한 기업들은 수익이 개선되고 고객을 유지하는 효과를 누리고 있을까? 장기적인 관점에서 고객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는데는 성공하고 있는 듯하지만, 로열티 프로그램의 실제적인 성과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하게 검증된 바 없다. 로열티 프로그램이 기대에 비해서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지 못하는 이유를 살펴보자. 
 
첫째, 로열티 프로그램만으로는 점점 까다롭고 똑똑해지는 소비자(Smart Consumer)들의 기대를 따라가기 어렵다. 기업들은 이 정도면 고객들이 만족하고 계속 찾아주겠지라고 바라면서 로열티 프로그램을 실시하지만 소비자들은 쉽게 따라오지 않는다. 제품과 서비스의 특성이나 거래 과정에 대해서 많이 아는 고객일수록 자사의 문제점이나 불만 사항을 자주 지적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기대 수준이 높은 고객들을 웬만한 로열티 프로그램으로 만족시키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또한, 우량 고객들은 가격에 민감하지 않고 자사 제품을 꾸준히 구매하리라고 기대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착각에 불과하다. 요즘 우량 고객들은 자신들이 기업의 수익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는 점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따라서, 보상이나 혜택을 기대할 지언 정 자신들의 충성심을 담보로 돈을 더 지불하려고 하지 않는다. 아마존에서 동일한 DVD 제품의 가격을 우량 고객에 더 비싸게 차별적으로 책정하자, 브랜드 이미지가 크게 실추되고 고객들이 이탈하는 결과를 낳은 사례가 있다.  
 
둘째, 로열티 프로그램은 예상 외로 비용이 많이 든다. 기업들은 신규 고객에 비해서 우량 고객을 적은 비용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가정을 전제로 로열티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가정은 현실과 괴리가 있다. 최근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게재된 Reinartz와 Kumar의 실증 연구에 따르면 우량 고객을 유지하고 관리하는 비용이 매우 높다고 한다. 기업 대상 서비스 업체에서 최우량 고객들을 위해 개발된 개인화 웹 사이트의 연간 유지 비용이 1천만 달러에 달한다고 한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격이다. 이처럼 엄청난 고객 관리 비용은 오히려 기업의 수익성을 악화시키게 된다. 
 
셋째, 대부분의 로열티 프로그램은 모방하기가 쉽기 때문에 차별적인 로열티 구축이 어렵다. 특히, 금전적 보상 프로그램일 경우 더욱 그렇다. 전국적인 규모의 가맹점을 확보하거나 강력한 브랜드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경우를 제외하면 로열티 프로그램의 모방은 시간 문제이다. 서로 모방을 하면서 머니 게임(Money game)으로 치달을 경우 로열티 프로그램이 본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채 부작용만 가져올 수도 있다. 
 
 
효과적인 로열티 프로그램을 위한 포인트 5 
 
이와 같은 현실에서 로열티 프로그램을 효과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지 다음과 같이 다섯 가지 측면에서 살펴보자.  
 
포인트1. 통합적 고객 관리  
 
현대의 소비자들은 바쁘고 기다림을 참지 못한다. 따라서,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바를 빨리 만족시키고자 하는 성향이 강하다. 이 같은 고객을 겨냥하여 myLG 포인트나 OK 캐쉬백과 같은 통합 포인트 제도들이 고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과거의 마일리지 제도나 포인트 제도의 경우 특정 매장이나 업종 내로 사용이 한정되었던 반면, 통합 포인트 제도는 전국 어디에 있는 가맹점에서나 사용이 가능하다.  
 
myLG 포인트의 경우 전국 4만 5천 여곳의 가맹점과 온라인 쇼핑몰에서 포인트 적립이 가능하며 다양한 포인트 사용 기회가 제공된다. 또한, 2천 만 명이라는 국내 최대 규모의 고객 기반을 자랑하는 OK 캐쉬백 서비스의 경우 전국 5만 여 개의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3백여 개의 온라인 사이트에서도 포인트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언제 어디서나 OK 캐쉬백 적립 포인트를 확인하거나 가맹점을 검색할 수 있는 모바일 서비스를 통해서 고객들의 편익을 도모하고 있다. 
 
이처럼 포인트 적립제를 통합하여 운영함으로써 분산되었던 고객 데이터를 일괄적으로 관리하고 분석할 수 있다. 통합된 DB 관리로 개별 고객의 인구통계학적 정보, 거래 기록 및 다양한 소비 행태와 선호를 파악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다각적인 기준에서 우량 고객들을 선별하고 관리할 수 있게 된다.  
 
포인트2. 우량 고객 세분화 
 
Reinartz와 Kumar는 실증 연구를 통해서 우량 고객이라고 하더라도 그 우량성이 똑같지는 않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우량 고객들이 기업 성과에 미치는 영향과 거래의 지속성을 기준으로 고객을 세분화하고, 세분화된 그룹별로 차별화된 로열티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그림> 참조).  
 
우선 수익에 미치는 영향도 미미하고 가끔 거래를 하는 이방인 그룹은 고객 관리의 대상에서 과감하게 제외시켜야 한다.  
 
<그림>에서와 같이 「나비」 그룹은 거래 규모가 크기 때문에 수익에는 어느 정도 이바지를 하지만, 일시적인 거래에 그치기 때문에 비우량 고객으로 분류한다. 「나비」 그룹의 거래 규모에 현혹되어서 우량 고객으로 관리를 하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식의 투자가 될 것이다.  
 
「진정한 친구」 그룹은 수익 창출에 크게 기여하며, 잦은 거래 실적을 보이는 그룹으로 실질적인 우량 고객이라고 볼 수 있다. 이 그룹에 속한 고객들을 놓치지 않도록 지속적인 관계 유지를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지속적인 거래를 하지만, 거래 금액이 미미하여 수익 증대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옹고집」 그룹이 있다. 「옹고집」 그룹의 경우 구매력이 작은 경우와 구매 빈도가 적은 경우 두 가지로 분류하고 차별적으로 관리를 해야 한다.  
 
포인트3. 정교한 데이터 분석 기술 활용 
 
로열티 프로그램 시행 과정에서 수집되는 고객의 정보를 관리하고 분석하기 위해서는 마케팅 분석시스템이나 DW (data warehouse)구축이 필요하다. 고객들의 수익성에 대한 기여도를 나타내는 일반적인 변수로서 최근 거래일, 거래 빈도, 거래 기간 등 이른바 RFM(Recency, Frequency, Monetary Value)이 흔히 사용된다. 그러나, RFM기준을 그대로 적용할 경우 고객 데이터 분석 과정에서 우량 고객 선별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예를 들어, 매출 금액만으로 거래 규모를 상정할 경우 실제 기업의 수익성에 관계없이 거래 규모만 큰 고객들이 우량 고객으로 둔갑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제품이나 서비스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거래 빈도를 일률적으로 측정하는 경우도 우량 고객을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게 될 것이다.  
 
따라서, 고객 데이터를 정교하게 분석할 수 있는 분석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정보화 시대에 데이터는 힘이며, 기술력을 갖춘 분석 시스템은 단순한 도구의 차원이 아닌 경쟁력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또한, 정성적인 분석 차원에서 개별 고객의 기존 거래 기록과 고객의 특성을 결합시켜서 고객의 행동 패턴까지 알아낼 수 있는 분석 기법들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한편, 고객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들이 마케팅 일선에서 효율적으로 실행되도록 마케팅 담당자들의 지속적인 교육과 협력이 요구된다.  
 
포인트4. 심리적인 보상 
 
고객들이 기업과 지속적으로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감동적인 수준의 만족감으로 심리적인 보상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고객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본인과 가족들의 생일을 챙겨주는 등의 부가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생활 속의 작은 감동을 전해줄 수 있다. 
 
또한, 기업들이 얼마나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는지 보여줌으로써 우량 고객들을 확보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할리-데이비슨(Harley-Davidson)은 고객들에게 즐거운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서 특이한 스타일의 복장과 액세서리를 만들거나, 독특한 디자인의 할리 까페를 운영하여 고객들에게 소속감을 심어주고 있다. 또한, 고객들에게 추억을 만들어주기 위해 그랜드 캐년, 남아프리카 등을 순회하는 모험 여행을 개발하여 큰 호응을 얻었다. 할리-데이비슨이 고객의 삶을 윤택하게 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점을 보여주면서 고객들이 꾸준히 찾도록 하는 것이다.  
 
포인트5. 로열티 평가 지표 개발 
 
로열티를 구축하려고 하는 노력은 궁극적으로 고객과 기업간의 지속적인 관계를 위한 신뢰를 쌓기 위함이다. 신뢰를 심어주기 위해서 기업은 세심한 관심을 가지고 끊임없이 고객의 현재 상태와 요구를 파악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기업이 상대하는 모든 고객들을 대상으로 고객의 로열티 수준을 평가할 수 있는 지표를 체계적으로 구축함으로써 고객이 원하는 바를 파악할 수 있다.  
 
로열티 평가 지표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할 지표가 정해진 것은 아니다. 다만 기업이 속한 산업의 특성에 맞고, 현실적으로 측정 가능하며 수익성과 밀접한 연관에 있는 항목들이 포함되어야 한다. 보험회사인 노스웨스턴 뮤추얼의 경우 보험 계약자의 실제 비용과 수익률을 경쟁업체와 비교함으로써 고객에 대한 가치(Consumer Value)를 측정하여 항상 경쟁기업보다 우위를 확보할 수 있었다.  
 
한편, 변화하는 고객의 니즈와 환경에 맞게 고객의 로열티를 평가할 수 있는 기준들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아무리 고객과 기업 모두에게 득이 되는 로열티 프로그램이라고 할지라도 무분별하게 도입이 될 경우에는 오히려 하지 않는 것 보다 못할 수 있다. 가입 회원 모두가 동일한 혜택을 누리고, 우량 고객에게 차별화된 혜택이 돌아가지 못하는 로열티 프로그램은 오히려 역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 기업에게 부가적인 운영 비용만 발생시켜 수익 구조를 악화시키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을 명심하고, 우량 고객을 정확히 선별하면서 다른 고객과의 형평성을 깨뜨리지 않도록 로열티 프로그램을 주의 깊게 실시해야 한다.

2002년 10월 30일
출처 : http://knowledge.lg.co.kr 이연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