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마케팅 비밀]①통념을 깼다 | |||||||||||||
역발상·파격… 카드회사 맞아? | |||||||||||||
| |||||||||||||
실제 금융권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파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회사, 마케팅은 물론이고 재무적 부문에서도 수많은 ‘최초’ 타이틀을 갖고 있는 회사, 세계 최고의 기업 GE와 전략적 제휴를 맺은 회사, MoMA(뉴욕현대미술관), 루이비통 등 세계적인 브랜드와 함께 일하는 회사 등 현대카드에 대한 평가는 최근 광고 카피처럼 ‘아빠, 카드회사 다니는 것 맞아?’ 라는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다. 하지만 장작 현대카드 직원들은 이런 경이적인 시선들에 대해 의외로 담담하다. ‘과학’을 바탕으로 모든 것들을 시도하고 도전한 만큼 5년 만에 시장점유율 7배 성장 등 현대카드가 거둔 경이로운 성과들은 이미 예측됐다는 얘기들이다. 5년만에 시장점유율 7배 뜀박질 이전까지 자동차에 관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동차 전문 신용카드라는 점을 강조했던 ‘현대[M]카드’(M은 Motor) 브랜드를 ‘현대카드M’으로 바꾸고, 카드 컨셉 역시 자동차에서 벗어나 다중(Multiple)기능의 신용카드임을 강조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바로 단일카드로는 국내 최초로 500만 회원을 돌파한 카드업계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인 ‘현대카드M’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톡톡 튀는 정태영 사장의 ‘불가능은 없다’ 국내 신용카드 업계에서 현대카드는 ‘참 다른 카드회사’로 통한다. 업계에서 당연시 되던 통념들을 모두 거부하는 것은 물론, 타사들이 무관심했던 분야만 골라 악착같이 승부를 건다. 다른 카드사와는 전혀 다른 느낌의 광고가 그랬고, 포인트 선지급 제도로 대표되는 ‘포인트마케팅’이 그랬다. 신용카드에 최초로 디자인 개념을 도입하더니, 난데없이 테니스 대회와 피겨스케이팅 대회를 개최하기도 한다. ‘요트도 몰고, 캠핑카도 몰고, 홍명보 축구교실에 아이들도 보내고, 뉴욕 현대미술관의 디자인 상품도 판매하는’ PRIVIA라는 서비스 브랜드도 만들었다. 이처럼 ‘우리만의 게임의 법칙으로 승부하고 시장의 룰을 바꾼다’는 현대카드의 의지는 확고하다. 모든 카드사가 이자율이나 한도에 의존하는 고정관념에 집착할 때 변화되는 라이프스타일을 먼저 우선적으로 고려하며 차별화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했다. “우리만의 게임 법칙으로 승부한다” |
[현대카드 마케팅 비밀]②프리미엄 마케팅 | |||||||||||||||||||||||||
‘연체율 0%’ VIP시장 개척 | |||||||||||||||||||||||||
| |||||||||||||||||||||||||
현대카드의 ‘역발상’ 전략은 이것만이 아니다. 카드업계 관계자가 꼽는 현대카드의 ‘가장 파격적인 행보’는 2005년 2월 단행한 VVIP카드 시장개척. 2003년 11월 현대카드는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브랜드 조사에서 월 1천만원 이상 카드를 사용하는 VIP회원에게 새로운 수요를 발견했다. 당시 시장에 이들의 기대수준을 충족시킬 만한 상품이 없다고 판단한 현대카드는 전격적으로 VVIP 시장 공략을 위한 신상품 개발 계획에 착수했다. 이후 13개월에 걸친 현대카드의 과학적 접근방식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뉘어졌다. 우선 VVIP 고객에 대한 라이프스타일 분석과 소비성향의 분석이었다. 국내 신용카드 시장에서의 VIP고객 성향 분석,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자산가 통계 분석, 특정지역 부유층 연구 등을 통해 VVIP 카드 시장 잠재 고객군의 소비패턴과 라이프스타일을 집중적으로 연구했다. 해외에서 성공한 슈퍼 프리미엄 카드의 고객에 대한 면밀한 조사가 함께 진행된 것은 물론이다.
이어 국내외 신용카드 시장 및 타 업계의 VVIP 마케팅에 대한 과학적 분석이 이어졌다. 당시까지 출시됐던 프리미엄 카드의 서비스 분석이나 국내 프라이빗 뱅킹 마케팅 분석은 물론, 세계적 명품 브랜드의 마케팅 분석 등에 이어 해외 현지답사를 통해 실제 서비스 사례도 관찰했다. 마지막으로 기존의 서비스를 완전히 차별화하는 접근법을 구사했다. 단순한 고액 연회비 신용카드가 아니라 오피니언 리더들이 사용하는 하나의 상징물로써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상징성을 부여함과 동시에 라이프스타일에 어울리는 실용적 요소를 균형 있게 설계한 것이다. 2005년 2월 현대카드가 상위 0.05%를 대상으로 한 슈퍼 프리미엄급 카드 ‘the Black’이 출시되자 카드업계는 이구동성으로 ‘무리수’라며 평가 절하했다. 업계는 100만원의 연회비를 내고 신용카드를 이용할 수요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또 과도한 제휴비용에 고소득자의 특성상 현금 서비스나 할부 서비스 등 이른바 ‘돈장사’가 되는 서비스를 팔 수 없어 수익성이 날 수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같은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the Black’ 회원의 월평균 사용액은 900만원대를 넘나들었고, 연체율은 0%였다. 사용률도 높아 휴면회원에 대한 고객유지 비용이 거의 들지 않았다. 개별 브랜드 경쟁으로 시장의 룰 바꾸기도 누군가가 “선점자 우위의 법칙을 강조한 마케팅의 거장 잭 트라우트의 이론에 가장 부합하는 한국 기업을 찾으라”는 문제를 낸다면 정답은 아마도 현대카드일 것이다. 실제 현대카드가 신용카드 업계에 남긴 ‘최초’ 사례는 너무도 많다. 세이브 포인트 제도, 알파벳 마케팅, 투명·미니·갤러리·카림 라시드와 레옹 스탁 등 세계적인 디자이너의 작품 등 신용카드에 디자인이 경쟁우위 요소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한 사례가 그것이다. 이후 각 카드사들이 신용카드의 ‘디자인’에 관심을 갖게 됐으며, ‘세이브 포인트’ 제도 이후 앞다퉈 비슷한 포인트 선지급 제도를 실시하게 됐다. 최근 들어서는 알파벳을 사용한 상품명까지 앞다퉈 출시하는 상황이다. 무엇보다도 현대카드가 신용카드 업계에 남긴 대표적 ‘최초’사례는 개별 브랜드 중심의 마케팅 전략을 구사한 점이다. 현대카드M이 출시될 당시, 다른 카드사들은 자사의 기업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었다. 즉, 개별 카드의 장점을 부각시키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권위에 의지한 마케팅을 실시하고 있었다. 하지만 현대카드는 개별 브랜드 경쟁으로 게임의 룰을 바꿈으로써 차별화를 시도했고, ‘기업’이 아닌 ‘상품’으로 승부를 시도한 현대카드의 전략은 대성공을 거뒀다. 이후 카드사들의 개별 브랜드 개발을 촉진하게 된 결정적 계기가 바로 ‘현대카드M’의 성공 질주였던 셈이다. 최근 현대카드의 주요 관심사는 ‘경험의 차별화’ 전략. 2007년 신용카드 발급장수는 9000만장을 훌쩍 넘는다. 경제활동인구 1인당 평균 4장 정도의 카드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이런 환경에서 신용카드 시장의 ‘베스트셀러’인 현대카드M을 비롯한 현대카드의 양적, 질적 우위를 지켜가려는 전략은 바로 ‘특별한 경험의 제공’이다. 마리아 샤라포바, 로저 페더러, 라파엘 나달, 김연아 등 세계 최고의 선수를 초대해 경기를 선사하는 슈퍼매치나 세계적인 팝페라 그룹 ‘일 디보’, 세계 최정상의 디바 비욘세 등의 슈퍼 콘서트 등 일련의 슈퍼 시리즈도 현대카드 고객만이 체험할 수 있는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의 일환이었다. 업계 최초의 서비스 브랜드인 프리비아(PRIVIA) 역시 현대카드 만이 제공할 수 있는 특화된 서비스로서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책임지겠다는 현대카드의 차별화 전략이 담겨 있다. 이처럼 ‘현대카드 고객만의 특별한 경험 제공’이 가능한 것은 국내외를 망라한 현대카드의 강력한 네트워킹에 기인한다. 현대카드 특유의 다양한 인적 구성과 GE와의 글로벌 파트너십 등을 바탕으로 MoMA(뉴욕 현대미술관), Zagat, 루이비통, 스콜라스틱 등 세계적 브랜드와 제휴, 코브랜딩(co-Branding) 활동 등을 펼침으로써 국내 금융계에서는 볼 수 없는 ‘마케팅의 파워하우스’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역량은 현대카드의 전략 수행에 있어 커다란 원동력의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정태영 사장은 “다른 기업이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것들을 우리는 전세계에 펼쳐져 있는 네트워킹을 이용해 하루 만에 결정하고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인프라가 갖춰져 있다”고 설명한다.
|
[현대카드 마케팅 비밀]③'참 다른' 문화 | ||||||||||||||||||||||||||||||||||||
본사 들어서는 순간 앗! | ||||||||||||||||||||||||||||||||||||
| ||||||||||||||||||||||||||||||||||||
여의도에 위치한 현대카드·현대캐피탈 사옥 정문을 들어서자마자 눈에 띄는 공간이 있다. 로비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는 탁구대와 게이트볼을 즐길 인조잔디 필드, 그 옆에 독특한 모양의 자전거들이 늘어서 있는 자전거 비치대가 그것이다. 점심시간이나 퇴근시간이 되면, 어김없이 직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탁구시합을 즐기고, 자전거를 타고 인근 한강 둔치나 여의도 공원을 한 바퀴 돌고 온다. ‘참 다른’ 기업문화…권위와 형식은 가라!
회의 문화 또한 다른 기업들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특히 획일적인 회의 방식을 벗어나 2~3개의 안건만을 정해 유관부서 실무자들이 사장과 함께 집중적인 토론을 벌이는 포커스 미팅은 그 대표적 사례다. 형식에 얽매이지 않기 위해 좌석배치는 당연히 자유롭다. 흔히 말하는 ‘상석’ 개념에 입각한 서열식 자리배치는 존재하지 않는다. 신속한 의사 결정구조 또한 강력한 경쟁력의 하나로 평가 받고 있다. 평사원이 올린 결재서류가 사장의 결재를 거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은 비근무 시간을 포함해도 평균 10시간을 넘지 않는다. 실제로 정태영 사장은 임직원들의 이메일에 신속한 답변 메일을 보내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공식행사 때에도 형식과 권위를 거부하는 분위기는 그대로 드러난다. CEO가 공식행사장에 나타나도 직원들은 박수를 치지 않는다. 평소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을 강조하며, ‘CEO도 임직원과 똑같은 구성원’이라는 정태영 사장의 철학에 따른 것이다. 임원실의 벽과 문도 모두 투명한 유리다. 블라인드도 없다. ‘투명경영’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 바로 ZTP정책(Zero Tolerence Policy; 무관용정책)이다. 고객정보보안, 협력업체와의 거래 투명성, 성희롱 예방 등 3대 무관용 정책을 위반할 경우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회사를 떠나야 한다. 정태영 사장은 “기업의 윤리 정도를 다루는 CRB(Compliance Review Board)회의는 전략을 짜는 회의보다 더 진지한 분위기”라며 “이는 회사 운영에 있어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한다. 투명하고 열린 기업문화는 직원들의 자발적인 ‘아래로부터의 변화와 혁신’을 이끌어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CLB(Change Leader Board)다. CLB는 말 그대로 변화를 이끌어 가는 이들의 모임. 1년을 임기로 위촉되는 CLB 위원들은 대부분 과장급 이하 직원들로 구성된다. 자원이나 동료들의 추천으로 위촉된 20여명의 CLB 위원들은 매월 워크숍을 갖고 각 분야의 실무자들이 겪는 문제점과 업무 개선 사항들을 논의한다. 현장의 목소리를 왜곡 없이 최고 경영층에 전달하되, 합리적인 대안과 개선점을 찾아내 정책에 반영해 나가는 것이 이들의 역할이다.
사내 채용시장 ‘커리어 마켓’ 오픈 지난해 현대카드·현대캐피탈은 팀장급 미만 전사원을 대상으로 ‘커리어마켓’이라는 인력시장을 도입했다. 직원 개인들이 사내 채용시장에 본인을 매물로 내어놓는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든 신 인사제도다. 온라인상에 구축한 커리어마켓은 오픈커리어 존과 잡포스팅 존으로 나뉜다. 오픈커리어 존은 다른 부서로 옮기고 싶은 직원들이 자신을 등록하고 마케팅하는 공간이다. 반대로 잡포스팅 존은 각 부서가 ‘이런 인재가 필요하다’고 공모하는 곳이다. 한 부서에 2년 이상 근무한 사람은 누구나 지원 가능하며, ‘선(先)전출, 후(後)충원’의 원칙이 적용돼 옮기겠다는 직원은 부서장이 막을 수 없다.
현대카드·현대캐피탈에서는 사장실도 성역이 아니다. 2006년 12월엔 정태영 사장이 갑자기 사내 공지를 올렸다. 연말을 맞아 사장실은 물론 사장석까지 Photo Zone으로 개방한다는 깜짝 이벤트 공지였다. 목적에 상관없이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사장실을 개방하겠다는 시장의 공지에 직원들의 신청이 줄을 이었다. 정 사장이 내건 자릿세는 대리 이하 일인당 1,000원, 과장 이상 일인당 3,000원이었다. 정태영 사장은 이벤트 후 직원들이 낸 자릿세와 본인의 금일봉을 합쳐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사내 사회공헌 담당 부서에 기탁했다. 산악용어 중에 머메리즘(Mumerism)이라는 말이 있다. 19세기 말 영국의 등반가 앨버트 머메리가 주창한 등반정신을 뜻하는 용어로, 우리말로는 ‘등로주의’로 번역되곤 한다. 누구나 오를 수 있는 손쉬운 코스를 선택해 정상에 오르기만 하면 된다는 ‘등정주의’와 달리 아무도 개척하지 않은 루트를 개척해 오르는 것이 진정으로 가치 있는 등반이라는 정신이다. 이런 면에서 현대카드는 ‘금융권의 머메리’라고 불릴 만 하다. 타사와는 다른 경영전략, 과학적 분석기법, 차별화된 마케팅 역량을 바탕으로 신용카드 시장의 ‘게임의 법칙’을 주도해 나가며 그야말로 ‘놀라운 이야기’를 써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카드가 앞으로 또다시 개척해 나갈 새로운 루트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출처] biznmedi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