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우치와 강동원, 그 놈들의 매력이 폭발하는구나!!
해마다 각종 영화 관련 매체나 영화에 대해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이른바 나름의 ‘기대작’들을 선정하곤 한다. 갖가지 이유로 그 기대작 리스트에 많은 영화들이 오르지만 세 가지 요소를 갖춘 영화들은 필수적으로 포함되어 진다고 할 수 있다. 그 요소들이라 함은 바로 ‘흥행력 있는 감독’, ‘인기 있는 배우’, ‘대규모 스케일 혹은 화려한 볼거리’이다. [트랜스포머 - 패자의 역습], [2012] 등의 헐리웃 블록버스터를 비롯하여 천만 관객 동원에 빛나는 한국영화 [해운대]까지 일찌감치 ‘2009년 기대작 리스트’에 포함되었던 영화들이 그만큼의 결과물을 보여 주었고, 이제 마지막 한 달을 남겨두고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남은 기대작들이 하나씩 공개되고 있다. 대부분이 헐리웃 블록버스터들인 가운데 유독 눈에 띄는 한국영화가 있으니, 바로 최동훈 감독의 신작 [전우치]가 그 주인공이다. 제목부터 구수한 국산영화이자, 앞서 말한 세 가지 요소를 너무도 충실하게 갖추고 있기에 기대를 하지 않을 수 없는, 그런 영화이기도 하다.
소설 [전우치전]의 그 ‘전우치’가 현대에 나타나다!! 하지만 미리 소설을 예습 할 필요는 없다. 소설과는 전혀 무관한 최동훈 감독만의 ‘전우치’요, 단순한 오락영화니까!!
홍길동이나 일지매는 잘 알아도, 전우치에 대해서는 낯선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전자의 두 주인공들이 영화나 TV 드라마의 소재로 자주 등장했던데 반해 전우치는 고전소설 ‘전우치전’의 주인공이라는 것 외에 자주 접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 영화 [전우치]는 바로 그 소설 ‘전우치전’의 전우치가 주인공이다. 조선시대 중기의 실존인물로써 갖가지 도술을 부리며 부정부패한 탐관오리들을 괴롭히는가 하면 자신의 도술로써 곤경에 처한 백성들을 돕기도 했다는 의협심 많은 ‘전우치’라는 인물 말이다. 언뜻 보면 우리가 잘 아는 홍길동이나 일지매와 별반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전우치는 조금 다르다. 전자의 두 인물이 우리가 익히 봐 온 전형적인 영웅 캐릭터들이라면 전우치는 자신의 도술을 이용해 사람들을 놀리거나 자랑을 하는 등 악동기질 역시 다분한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영웅적인 캐릭터인 동시에 천방지축 악동 같은 면모 역시 갖춘 개성 넘치는 캐릭터가 바로 ‘전우치’인 것이다.
영화를 보기에 앞서 전우치라는 인물에 대해 공부를 하거나 고전소설이라도 한 번 읽어봐야 이해가 쉽거나 더 재미있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하는 관객들이 있다면 일단 안심해도 되겠다. 영화 [전우치]는 각종 도술에 능하고, 신출귀몰 하며, 악동 같기도 한 ‘전우치’라는 인물에서 주인공의 모티브를 따왔을 뿐 소설 ‘전우치전’과는 전혀 무관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전우치’를 주인공으로 삼은 단순한 오락영화이자 액션 히어로 무비라 할 수 있다. 또한 혹시나 하는 노파심에 미리 말하자면, 극중 전우치와 적대관계로 나오는 ‘화담’ 역시 단순히 소설 속에서 이름만 따왔을 뿐 전혀 다른 캐릭터이다. 소설 ‘전우치전’ 속에서는 스승이자 동료로 등장하는 ‘서화담’에서 이름을 얻은 그는 송도삼절 중 하나이자 덕망 높고, 학식 있는 선비이다. 하지만 영화 속 화담은 존경 받는 선비에서 악의 화신으로 변모하는, 이른바 선과 악이 공존하는 악역 캐릭터다. 그러니 전우치와 화담 모두 소설 속에서 캐릭터의 모티브만 따왔을 뿐 실존인물들과 비교할 필요 까지는 없다. 그저 두 인물의 이름과 대강의 정보만 알고서도 충분히 즐길 수 있으니까 말이다.
조선시대부터 현대까지 이어지는 전우치와 요괴의 대결!! 다소 진부한 설정과 지극히 단순한 스토리는 아쉽다. 그럼에도 다양하고 코믹한 에피소드들만큼은 충분히 재미있고, 흥미롭다!!
오랜 옛날, 세 신선들의 실수로 요괴를 깨우게 되어 세상이 시끄럽게 된다. 그 벌로 인간세계로 쫓겨난 세 신선들은 당대 최고의 도인인 천관대사와 화담에게 도움을 요청해 요괴들을 봉인하고, 전설의 피리를 둘로 나누어 두 사람에게 맡기게 된다. 마치 한 편의 판타지 만화를 연상케 하는 장면과 함께 피리와 요괴에 얽힌 전설을 설명하며 시작하는 오프닝은 꽤나 독특하다. 요괴와 신선의 등장부터 고전 만화처럼 시작되는 영화 [전우치]는 최동훈 감독의 엉뚱하면서도 흥미로운 아이디어가 엿보이는 점이기도 하다. 인간과 요괴의 대결이라는 다소 유치하고, 단순한 줄거리를 가지고 있음에도 그것을 조선시대에서부터 2009년 현대로까지 옮겨 가며 꽤나 흥미진진한 이야기 전개를 보여준다. 전우치는 오해를 받아 신선들에 의해 그림족자에 갇히게 되고, 그렇게 500년이 흘러 그 봉인이 풀려 2009년 현대의 서울로 나타나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과거의 인물이 현대로 와서 벌이는 좌충우돌 에피소드는 여러 영화들에서 익히 봐 온 설정이다. 그렇다 보니 영화 [전우치] 역시 그리 신선하거나 독특한 스토리로써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다만 주인공인 전우치를 비롯하여 그의 절친한 파트너인 ‘초랭이’, 그리고 500년을 넘게 인간세계에 적응하며 살아 온 세 신선들, 그리고 인간으로 둔갑하여 살아가는 요괴들까지 비단 주인공 뿐 아니라 대부분의 캐릭터들을 과거와 현대로 이어가며 이야기를 만들어 간다는 점이 흥미롭다. 이러한 점은 영화의 절반가량이 조선시대에 벌어지는 에피소드로 채워져 있고, 나머지 절반이 현대로 옮겨 온 에피소드로 나누어 보여준다는 점에서도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고로 과거의 인물들이 500년이 지나 어떤 모습으로 변했는지를 보는 것 역시 꽤나 재미있는 일이 될 것이다.
하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136분이라는 시간이 캐릭터에 대한 설명과 그에 얽힌 에피소드 위주로 채워져 있기에 정작 전우치와 요괴들, 그리고 화담 사이의 대결구도나 전우치와 서인경 사이의 감정묘사 및 러브라인에 대한 설명은 조금 부족한 감이 있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시간을 전우치가 벌이는 기행들과 현대에서 펼쳐지는 과거 인물들의 코믹한 에피소드 위주로 채워져 있기에 중간중간 등장하는 요괴들과의 대결이나 화담의 등장, 서인경과의 관계 등은 관객들로 하여금 커다란 긴장감이나 흥미를 유발시키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있다. 그럼에도 다행스러운 것은 다양한 볼거리들과 빠른 전개 덕에 그리 짧은 시간이 아닌 러닝타임임에도 지루함은 안겨주지 않는 점이다. 게다가 많은 시간동안 캐릭터 하나하나에 대한 구축이 확실하게 이루어져 오히려 다음 이야기, 즉 속편까지 기대하게 만드는 힘까지 있다. 그만큼 캐릭터 위주의 에피소드는 확실하지만 그들 사이의 대립이나 로맨스로 이루어진 스토리는 지극히 단순한 것이 영화 [전우치]의 강점이나 한편으로 약점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을 확실하게 구축할 줄 아는 최동훈 감독, 이번에도 실력 발휘했다!! 스타일리쉬한 악동 영웅 ‘전우치’와 그의 개성 만점 절친 ‘개인간 초랭이’는 단연 압권!!
[범죄의 재구성]과 [타짜]로 흥행력과 실력을 동시에 인정받은 최동훈 감독은 단 두 편의 영화로 그 재능을 인정받은 실력파 감독이다. 무엇보다 전작들에서 보여준 탄탄하고 치밀한 스토리와 뚜렷한 개성을 지닌 캐릭터들은 단연 그의 트레이드 마크였고, 그런 이유로 그의 신작에 대해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전작과 같이 시종일관 호기심을 자극하고, 흥미를 유발시키며 치밀하고 꼼꼼한 스토리를 기대하는 관객이라면 앞서 언급했듯 그 기대치를 조금은 낮추는 게 좋을 듯싶다. 다소 자극적인 소재와 과감한 스토리로써 재미를 안겨 준 전작들과 달리 이번 영화 [전우치]는 단순한 스토리의 다분히 오락적인 요소들로만 채워진 히어로 액션 무비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최동훈 감독은 단순한 스토리 속에서도 다양한 캐릭터들에 대한 성격만큼은 확실하게 구축하는 실력을 보여준다. 개성 넘치고 스타일리쉬한 주인공 전우치를 비롯하여 그의 주변 인물들 하나하나까지 개성 넘치는 성격과 매력으로써 뚜렷한 캐릭터들을 만들어 놓은 것이다.
그 첫 번째 인물은 단연 주인공인 전우치다. 둔갑술, 복제술, 축지법 등 부적만 있으면 온갖 도술을 부릴 수 있는 도사이자 술과 풍류를 즐기고, 여자를 좋아하는 한량이자 악동이기도 한 인물 전우치를 상당히 매력적이고, 호감 가는 캐릭터로 만들었다. 엉뚱하고, 천방지축에 장난끼 가득한 모습하며, 패셔너블하기 까지 한 현대판 전우치는 여느 영화 속 반듯하고, 착실한 영웅 캐릭터들과 달리 입체적인 개성으로써 관객들을 즐겁게 해준다. 특히, 극중 전우치의 대사 중에 그가 습관처럼 하는 말들이 있다, 상대방에게 충만한 자신감을 표현할 때 쓰는 “...이렇게 말하는 나는, 도사 전우치!”, 요괴들과의 대결 중 본격적으로 자신의 도술을 펼치기 전에 외치는 “자, 그럼 이제부터 좀 변해볼까?”하는 익살맞은 대사는 전우치의 악동 이미지와 절묘하게 어울리는 대사가 아닐까 싶다. 이 뿐 아니라 ‘개(犬)인간’이라는 독특한 설정으로 시종일관 관객들을 즐겁게 해주는 ‘초랭이’ 캐릭터 역시 빠질 수 없다. 전우치의 절친으로서 인간이 되겠다는 희망 하나로 그를 보필하는 개인간 초랭이의 다양한 활약 및 마지막에 밝혀지는 그의 깜짝 비밀은 영화 속에서 관객들에게 가장 큰 웃음과 즐거움을 줄 것이다. 그리고 자신들의 실수로 요괴들을 세상을 불러낸 뒤 현대까지 인간으로 살아가는 세 신선 캐릭터 역시 상당히 흥미롭다. 수다스러운 신선, 시니컬한 신선, 어른스러운 신선까지 각기 다른 성격을 지닌 세 신선들이 현대로 옮겨 와 스님과 신부, 무당으로 변해 살아가는 모습은 영화 속에서 큰 웃음을 주기도 한다.
이들에 비해 큰 비중이나 활약을 차지하지는 않지만 유일무이한 여성캐릭터인 서인경과 악역 화담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조선시대에 전우치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았던 여인의 얼굴과 닮은 서인경은 현대의 유명 여배우의 스타일리스트이자 배우 지망생이다. 책 읽는 것과 바느질을 지독히 싫어하던 조선시대의 그녀와 성격까지 닮은 서인경 또한 새침한 모습으로 관객들의 궁금증을 자아낸다. 학식 높은 선비에서 한 순간에 악의 화신이 된 ‘화담’은 조선시대부터 현대에서 까지 대결하게 되는 가장 강력한 요괴 캐릭터다. 극중 화담은 전우치에 못지않은 강력한 도술을 부리며, 선과 악을 동시에 지닌 양면적인 악역 캐릭터이다. 하지만 조선시대의 그에 비해 현대에서 변모한 그에 대한 설명이 적은 점은 아쉬운 부분이기도 하다. 여기에 전우치의 스승으로 잠깐 등장하여 인상 깊은 카리스마를 보여주는 천관대사, 이른바 ‘발연기’를 자랑하지만 까칠하고, 도도하며, 푼수끼까지 갖춘 여배우 캐릭터까지 영화 [전우치]는 개성 만점 캐릭터들의 향연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다양하고, 매력 넘치는 캐릭터들로 채워져 있다. 또한 이 캐릭터들만으로도 충분한 즐거움과 재미를 주는 것이 영화 [전우치]의 가장 큰 볼거리이자 매력이라 할 만하다.
역동적이고 스피디한 화면, 화려하고 흥미로운 CG, 날렵한 액션 장면까지!! 시종일관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 눈요깃거리들이 가득하다!!
개성 만점 캐릭터들과 더불어 최동훈 감독의 영화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는 시종일관 눈을 즐겁게 해주는 화면이다. 이번 영화 [전우치] 역시 2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관객들의 시선을 확실히 사로잡는다. 전작인 [범죄의 재구성]과 [타짜]로 함께 작업한 바 있는 최영환 촬영감독, 김성관 조명감독, 신민경 편집기사는 이번 영화에서도 멋진 공동 결과물을 만들어 냈다. 특히, 500년 후 봉인이 풀린 전우치가 현대 서울에 나타나 요괴들로부터 쫓기게 되는 도심에서의 추격 장면과 영화 세트장에서 벌이는 요괴들과 전우치의 대결 및 전우치의 복제술은 단연 하이라이트다. 스피디하면서도 역동적인 화면과 절묘한 편집은 관객들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을 만하다. 그리고 최근 들어 국내영화에서도 큰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는 화려한 CG 역시 영화 [전우치]에서 빛을 발한다. 전우치가 시종일관 보여주는 독특하고 화려한 도술부터 실감나는 요괴들의 변신 모습, 개인간 초랭이의 변신, 그리고 영화의 후반부에 등장하는 전우치와 화담의 물, 불 대결 등은 기대 이상의 볼거리를 제공한다.
조선시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방대한 스케일의 배경을 보여준 화려한 그래픽도 볼만 하지만 정두홍 무술감독이 연출해 낸 액션 장면들 역시 색다른 즐거움을 준다. 특히, 영화 [형사]이후 다시 한번 날렵한 액션 연기를 보여준 강동원은 전우치 특유의 익살맞은 표정과 장난기 가득한 행동이 결합된 액션으로 특별한 재미를 만끽하게 해준다. 그리고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겨주는 화담과 천관대사의 대결, 서울 도심에서 펼쳐지는 요괴와 전우치의 대결, 그리고 영화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화담과 전우치의 대결 등 박진감 넘치고 다양한 액션 장면들은 영화를 보는 내내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역동적인 화면과 흥미진진한 CG, 날렵한 액션장면 등 영화 [전우치]는 그야말로 오락영화로서의 요소요소들이 확실히 갖추어져 있다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최동훈 감독의 전작들이 관객들로 하여금 머리 쓰는 즐거움과 스토리의 스릴로써 재미를 안겨 주었다면, 이번 영화는 그야말로 버라이어티한 눈요깃거리로써 보는 즐거움을 200% 채워주었다고 할 만하다.
최동훈 군단이 모여 모였다!! 스타일리쉬한 악동으로 돌라 온 매력만점 ‘강동원’, 관객들의 웃음을 제대로 책임지는 ‘유해진’과 색다른 매력의 ‘임수정’, 그리고 두 말이 필요 없는 그들!!
캐릭터들이 돋보이는 영화일수록 배우들 또한 그 매력이 두드러진다고 할 수 있다. [범죄의 재구성]에서는 박신양과 염정아, [타짜]에서는 조승우와 김혜수, 유해진 등 캐릭터와 더불어 배우들의 매력까지 200% 이끌어 내주었던 최동훈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도 제대로 그 ‘끼’를 발산했다. 그 첫 번째 수혜자는 단연 ‘강동원’이다. 이명세 감독의 [M]이후 2년 만에 새 영화로 찾아 온 강동원은 이번 영화의 타이트롤인 ‘전우치’라는 캐릭터를 너무도 매력적이고, 개성 있게 표현해 냈다. 장난기 가득한 악동의 모습에서 날렵하고, 화려한 액션 연기까지 다양한 매력을 발산하는 강동원은 186Cm의 이기적인 기럭지와 변함없는 꽃미남 외모로써 오랜만에 여심을 뒤흔들 만하다. 거기에 조선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영화 속에 드장하는 패셔너블한 의상을 소화해 내는 그의 매력은 톱모델 출신답게 극중 전우치를 스타일리쉬한 캐릭터로 연출해 냈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M] 등 매번 색다른 연기 변신을 위해 노력했던 강동원이기에 2년 만에 선보이는 이번 영화 속에서 보여주는 한층 더 다듬어지고, 능청스러운 연기가 꽤나 만족스럽다. 이렇듯 능청스러운 코믹연기부터 분량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와이어 액션(-물론 대역없이 직접 촬영했다) 연기에 이르기까지 버라이어티한 매력을 선보인 강동원은 이번 영화에서 단연 돋보이는 매력으로 스크린을 채워주며, 그야말로 ‘강동원만을 위한 전우치’를 탄생시켰다.
이번 영화에서 스타일리쉬한 매력이 강동원의 몫이었다면, 구수하면서도 인간적인 매력은 유해진의 몫이라고 할 수 있겠다. 시종일관 수다스럽고, 여기저기 킁킁 대며 코를 들이대는 ‘개인간 초랭이’를 연기한 유해진 역시 영화 [전우치]에서 빼놓을 수 없는 또 한 명의 주인공이라 할 만하다. 최동훈 감독의 전작에 모두 출연한 바 있는 유해진은 매번 개성 넘치는 연기로 조미료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그런 유해진은 이번 영화에서 특히 그 실력을 입증해 보인 셈이다. ‘개(犬)연기’로써 관객들의 폭소를 터지게 하는가 하면 강동원과 벌이는 신경전까지 시종일관 관객들의 웃음을 빵빵 터지게 해준다. 이뿐 아니다. 영화 [전우치]에서 세 신선을 연기한 배우들 역시 가장 큰 웃음을 책임지고 있는 조연들이다. 여러 작품들을 통해 농익은 연기를 선보였던 송영창, 김상호, 주진모는 이번 영화에서 환상적인 콤비연기를 선보인다. 매사에 티걱태걱하고, 신선이라 하기에는 2% 부족하지만 주문을 외울 때만큼은 최고의 화합을 보여주는 그들의 코믹연기는 끊임없이 관객들을 즐겁게 해준다.
이뿐 아니라 강동원과 마찬가지로 허진호 감독의 [행복] 이후 2년 만에 신작으로 찾아 온 임수정 역시 반가운 얼굴이다. 조선시대의 새침한 과부부터 현대의 배우지망생 서인경까지 서로 다른 모습으로 임수정만의 매력을 확인시켜 준다. 더욱이 사극에서는 볼 수 없었던 임수정이기에 한복을 입고 연기하는 모습은 꽤나 신선하고, 이색적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다만 워낙 여러 캐릭터들이 등장하고, 저마다의 개성이 뚜렷한 까닭에 임수정이 연기한 캐릭터가 다소 가려지는 감이 없지 않지만 그럼에도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임수정의 다양한 매력을 확인할 수 있었던 점만은 제대로 된 수확이 아닐까 싶다.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조선시대 여인부터 진한 메이크업과 가죽 의상으로 강렬한 카리스마를 발산하는 팜므파탈 연기까지 영화 속 몇 되지 않는 여성 캐릭터로서의 매력만큼은 확실히 보여주었다.
한편, 그야말로 영화 [전우치]는 그동안 최동훈 감독과 함께 해왔던 배우들이 총출동했다고 할 수 있다. 앞서 말한 유해진, 김상호, 주진모를 비롯하여 백윤식, 김윤석, 염정아, 백도빈 등이 그들이다. 특히, 매 작품마다 날카롭고, 악랄한 악역 연기로 강한 인상을 남겨 주었던 김윤석은 이번 영화에서도 어김없이 ‘김윤석표 악연 연기’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날카로우면서도 냉소적인 김윤석의 악역 카리스마는 강동원의 능청스러운 장난기와 대비되어 더욱 실감나는 대결장면들을 선보인다. 또한 [타짜]에 이어 다시한번 대립 캐릭터로 등장한 김윤석과 백윤식의 카리스마 넘치는 대결연기 역시 짧지만 굵은 인상을 남긴다. 비록 특별출연으로 조금 등장하지만 영화 속에서 유감없는 카리스마를 선보인 천관대사 역의 백윤식과 까칠한 여배우로 능청스러운 푼수연기를 보여준 염정아 또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주었다. 그리고 최근 TV드라마와 영화로 활약 중인 선우선은 특별한 캐릭터를 연기하며 관객들로 하여금 깜짝 놀랄 만큼 이색적인 연기를 선보인다. 더욱이 액션연기까지 소화한 그녀의 변신은 영화를 보는 또 하나의 볼거리라 할 만하다. 또, 인기 남자배우로 나온 백도빈과 클럽녀로 등장한 김효진의 특별출연 역시 특별한 즐거움을 준다.
영화 [전우치]는 그야말로 오락영화로서의 볼거리와 매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하지만 오락영화라 해서 그것을 연출한 감독의 색깔이나 배우들의 매력이 없다면 그저 ‘빚 좋은 개살구’에 불과한 작품이 된다. 하지만 영화 [전우치]는 최동훈 감독의 개성이 충분히 담겨 있고, 그와 각별한 인연을 가진 배우들이 만들어 낸 화합은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워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다만 오락영화가 지니는 약점, 즉 스토리의 단순함에 대한 아쉬움만큼은 영화 [전우치] 역시 피해갈 수 없을 듯하다. 그렇지만 일찌감치 ‘올해의 기대작’ 리스트에 [전우치]라는 제목을 올려놓은 사람들이라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만큼 영화는 재미있고, 볼거리도 가득하며, 매번 관객들의 관심사가 되곤 하는 CG 역시 기대 이상의 결과물을 보여 주었으며, 배우들의 각양각색 매력 역시 충분히 발휘되었으니 말이다.
마지막으로 영화 [전우치]는 타이틀롤인 ‘전우치’를 연기한 강동원의 매력이 풍부한 영화이며, 고로 강동원을 위한 영화라는 표현도 어색하지 않은 영화임에 분명하다. 이기적인 기럭지에서 풍겨내는 스타일리쉬한 포스는 물론 시종일관 능청스러운 농담을 해대고, 왕과 신선들을 골탕 먹이는 익살맞은 장난기와, 좋아하는 여자 앞에서는 온갖 달콤한 멘트와 심지어 조선시대에 에메랄드 빛 해변까지 그녀 앞에 펼쳐 놓을 줄 아는 로맨티스트가 되는 그! 바로 그 ‘전우치’의 매력이 강동원이라는 배우에 의해 멋지게 탄생했다. 그러하니 [범죄의 재구성]과 [타짜]까지 이르렀던 최동훈 감독의 연속 흥행 릴레이 행진에 이번 영화 [전우치]로써 3연타에 성공하는 것도 그리 큰 무리는 아닐 듯하다. 스타일리쉬 악동 ‘전우치’와 ‘강동원’의 매력만으로도 충분히 관객들을 극장으로 불러들일 테니 말이다.
출처 : 네이버 영화 jintae815님 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