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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J's 경제 이야기

덩치 키우려다 'BIS 늪'에 빠진 저축은행

by forzalazio 2009. 10. 25.

덩치 키우려다 'BIS 늪'에 빠진 저축은행 조회 : 1306
저축은행들의 자본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연체율 상승과 수익성 추락으로 9개 중소형 저축은행이 금융당국으로부터 자본확충 권고를 받았으며 대형 저축은행마저 우량 저축은행 대열에서 탈락할 위기에 처했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말 현재 자산 규모 1~5위 저축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금감원의 우량 저축은행 기준인 8% 아래로 떨어지거나 8% 초반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1위인 솔로몬저축은행의 BIS비율은 2007년 말 9.06%에서 작년 말 8.07%로 낮아졌고,같은 기간 부산저축은행과 토마토저축은행의 BIS비율도 9.53%에서 8.21%로,8.35%에서 8.07%로 각각 떨어졌다. 제일저축은행과 HK저축은행의 BIS비율은 8%에 못 미쳤다. 이 두 저축은행을 포함해 자산 기준 20위권 저축은행 중 4곳의 BIS비율이 8% 미만이었으며 8곳의 BIS비율이 8% 초중반에 그쳤다.

일부 대형 저축은행과 중소형 저축은행들은 BIS비율 하락으로 금감원에서 자본확충을 권고받았다. 금감원은 최근 BIS비율이 5~7% 수준인 9개 저축은행에 자본을 늘리도록 요구했다. 경기침체로 BIS비율이 부실 저축은행 판단 기준인 5% 미만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해서다. 이와 함께 금감원은 작년 말 기준으로 BIS비율이 5% 아래로 떨어진 7개 저축은행 중 3곳은 영업정지시켰거나 다른 저축은행에 매각했으며 나머지 4개 저축은행도 증자나 매각을 유도하고 있다.

저축은행들의 BIS비율이 급락한 것은 경기침체로 부실 여신이 늘어 위험가중 자산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BIS비율은 자기자본을 위험가중 자산으로 나눠 산출한다. 대형 저축은행들은 부실 저축은행 인수에 자기자본을 축내 BIS비율이 떨어졌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지난해 옛 중부저축은행(현 현대스위스Ⅲ)을 인수해 증자 대금으로 360억원을 썼으며 같은 해 부산저축은행은 전북고려저축은행과 대전저축은행을 사들인 뒤 해당 저축은행의 자본을 늘리는 데 각각 300억원 이상을 사용했다. 토마토저축은행과 HK저축은행도 지난해 부산지역의 부실 저축은행을 인수하는 데 각각 480억원,325억원의 자본을 투입했다.

이 저축은행들은 BIS비율을 높이기 위해 만기가 5년 이상인 후순위채를 발행하고 있다. 후순위채는 보완자본으로 인정돼 BIS비율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다. HK저축은행은 지난달 후순위채로 약 310억원을 유치했고 부산저축은행과 부산2저축은행도 후순위채를 발행해 480억원가량 끌어모았다. 한국저축은행과 솔로몬저축은행도 후순위채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시장 불안이 지속됨에 따라 저축은행 후순위채가 인기를 끌지 못해 일각에선 은행 자본확충펀드에 저축은행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2009/03/09
정인설/이태훈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