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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J's 취업 이야기

애경㈜ - 대한민국을 닦겠습니다

by forzalazio 2010. 2. 26.



[JOBs] (67) 애경㈜ - 대한민국을 닦겠습니다 [중앙일보]

2007.05.28 18:39 입력 / 2007.05.28 19:49 수정


생활용품시장 당당한 토종
구조조정 단 한차례도 안해
상·하반기 나눠 공채
토익 600점이면 지원 가능

애경의 신입사원들이 서울 구로동 본사 옥상 공원에서 회사 제품 하나씩을 들고 활짝 웃고 있다. 왼쪽부터 박미영·홍지민·신애라·김경희·조순용·김기진씨. [사진=조문규 기자]

애경㈜은 우리나라 생활용품의 얼굴임을 자부한다. 미국의 P&G.존슨&존슨 같은 내로라하는 다국적 기업의 공세가 치열한 가운데서도 토종기업의 자존심을 지켜내고 있다. 이 회사의 전신은 한국전쟁 직후 국민 생활 필수품인 비누 제조업을 시작한 애경유지공업이다. 1966년 생산을 시작한 국내 최초의 주방세제 '트리오'를 비롯해 세탁세제 '퍼펙트' '스파크', 클렌징 화장품 '포인트', 치약 '2080' 등도 익숙해진 이름들이다.

20여 계열사를 거느린 애경그룹의 모태인 애경㈜은 최근 그룹의 사세 확장과 함께 변신이 한창이다. 애경그룹은 지난해 항공운송업에 진출했고, 경기도 분당의 삼성플라자를 인수했다. 부동산 개발 분야에도 발을 넓혀가고 있다. 사업 영역이 커지자 애경그룹은 계열사를 생활.항공, 유통.부동산개발, 화학 부문 세 사업군으로 나누는 조직 개편을 했다. 모기업인 애경㈜도 바이오 벤처 '네오팜'과 제습.방향제 등 틈새 생활용품을 만드는 '애경에스티'를 자회사로 설립하는 등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

◆가족적인 기업문화=그룹 회장(장영신)이 여성인 데다 주요 품목이 생활용품이다 보니 사내 분위기는 가족적이다. '애경'이라는 회사명 자체가 창업주인 고 채몽인(장 회장의 남편) 사장의 좌우명 '애인경천(愛人敬天.사람을 사랑하고 하늘을 공경한다)'에서 나왔다. 양성진 홍보이사는 "1998년 외환위기 때는 물론이고 여태껏 단 한 차례도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 회사와 거래하는 150여 대리점 가운데 절반가량이 5년 이상 장기 거래처인 것도 '정(情)의 문화'가 뒷받침됐다는 설명이다.

또 신입사원 한 명 한 명에 멘토를 정해줘 회사생활의 요모조모를 지도해 준다. 매달 셋째 화요일 '동호회의 날'에는 회사 업무를 일찍 끝내도록 독려하고 동호회 활동을 하도록 하는 등 업무 외적 인간관계에까지 신경 쓰고 있다. 분기별 뮤지컬 관람, 직원 장기자랑, 생일 맞은 임직원 월별 축하파티 등도 이색적인 이벤트다. 가족적인 분위기는 올 1월 영업 출신의 최창활 사장이 취임하면서 더 활발해졌다. 그는 "'나를 따르라' 식보다 '우리 함께 가자' 식의 기업문화가 회사 경쟁력을 키우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신입사원도 당당히 한몫=임직원 존중 문화는 종업원의 자기 계발을 적극 지원하는 정책으로 이어진다. 다양한 사내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거나 외부 교육과정을 지원하고 있는 것. '그룹 핵심 인재 양성과정'이 대표적이다. '그룹 MBA 과정'이라고도 불리는 이 프로그램은 차세대를 이끌 만한 중견 리더를 선정해 주말 또는 일과 이후에 강도 높은 수업을 듣도록 한다. 이것이 미래의 경영진을 길러내는 과정이라면 일반 직원들의 업무 능력 향상을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많다. 어학 능력을 키우기 위해 한 달에 10만원씩 학원비를 대주는가 하면 매달 한 권씩 보고 싶은 책을 살 수 있도록 지원하기도 한다. 이 밖에 대학원 학비 지급, 10년 이상 근속 사원에 대한 석 달 미국 연수 같은 혜택도 시행된다. 교육 지원도 지원이지만 신입사원들의 자율성과 역할을 존중하는 문화를 회사 측은 내세운다. 지난해 11월 디자인 부문에 입사한 박미영(24)씨는 "신참이라도 선배들과 동등한 자격으로 아이디어를 내고, 괜찮다 싶으면 이를 스스럼없이 채택하는 게 우리 회사 문화인 것 같다"고 말했다.

◆어떤 사람을 뽑나=이 회사 경영지원팀의 이낙형 인사파트장은 "애경이 중요시하는 인재상은 '깨끗함.신뢰.혁신' 세 단어로 요약된다"고 말했다. 출신 학교나 학점.어학 실력보다 '윤리의식'이 먼저다. 입사 지원자들의 자기소개 항목에도 이런 내용을 적극 나타내는 것이 유리하다는 조언이다. 실제 애경의 신입사원들은 의무적으로 1년간 봉사 동아리에서 활동해야 한다. '봉사할 줄 아는 사람이 애경의 미래 인재상'이라는 생활.항공 부문 안용찬 부회장의 신념이 깊이 밴 것이다. 대학 시절 꾸준히 봉사활동을 했다면 면접 때 인성평가에서 유리한 인상을 줄 수 있다. 최근에는 회사가 사업영역을 넓히면서 '실행력'을 강조하는 분위기도 강해진다. 입사 후에 신입사원에게도 연간 전략과제를 정해준 뒤 이를 얼마나 달성했는지를 종합 평가해 인사고과 및 성과급 지급 등에 반영한다.

■설립 : 1985년

■대표이사 : 최창활

■직원 수 : 660명

■사업장 : 본사(서울시 구로동), 대전공장(대전시), 청양공장(충남 청양군), 애경종합기술원(대전시), 디자인센터(서울 서대문구), 영업지점 22개(각 지방)

■주요 사업 분야 : 종합생활용품, 화장품 제조 및 판매

■주요 브랜드 : 트리오.순샘.한방울(주방세제), 퍼펙트.스파크(세탁세제), 2080치약.케라시스(샴푸), 포인트(클렌징), 마리끌레르.에이솔루션.포튠(화장품) 등


이현상 기자<leehs@joongang.co.kr>
사진=조문규 기자 <chomg@joongang.co.kr>

■Q&A

Q:채용 계획과 전형 절차는.

A:상반기와 하반기에 정기 공채를 한다. 해마다 달라지지만 연간 50~60명을 채용한다. 올해는 사업 규모가 커지면서 70명 가까이 채용할 것 같다. 4년제 대학 졸업자로 토익 600점 이상이면 가능하다. 경영기획.생활용품 사업부.화장품 사업부 등으로 나눠 뽑는다. 전형은 서류 접수 후 1차 면접, 적성검사 및 2차 면접, 3차 면접 순이다. 1차 면접은 해당 부서장 및 선배 사원과 질의 응답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2차 면접은 간담회.운동.등산.회식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한 심층 면접이다. 이렇게 선발된 사람은 임원들과 3차 면접을 한 뒤 채용이 결정된다. 서류 신청은 인터넷(recruit.aekyung.co.kr)으로만 받는다.

Q:근무지와 근무시간은.

A:본사는 서울 구로동이다. 서울 서대문구에 디자인센터가 별도로 있으며, 지방에는 대전공장과 애경종합기술원, 충남 청양공장이 있다. 대졸 신입사원들은 지방 영업직과 대전 기술원에서 근무할 연구개발직을 제외하고는 대개 서울에서 근무한다. 본사 근무시간은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가 원칙이다.

Q:연봉 수준과 복리 후생 제도는.

A:신입사원들의 첫해 연봉은 2500만원 정도. 연말에 근무실적에 따라 소정의 성과급이 있다. 주택구입 및 전세자금 융자 제도, 공장 및 연구소 파견 직원을 위한 숙소 제공, 장기 근속자 해외여행 지원 등의 복리후생 제도가 있다.

Q:인턴 제도도 있다는데.

A:매년 여름.겨울 방학에 10~20명의 인턴 직원을 뽑는다. 근무성적이 우수하면 입사 지원 때 특전을 준다. 급여는 한 달에 120만원 정도.

■신입사원
대학원생은 면접 못 본다길래 학교 그만두겠다고 했죠


지난해 10월 입사한 김경희(25.사진)씨는 생활용품 사업부 마케팅팀에서 세제 브랜드인 '스파크'의 브랜드 매니저로 일한다. 스파크의 광고.출시.물류 등 마케팅 전반의 일을 혼자 맡는다. 물론 부서장의 결재를 받기는 하지만, 입사 반년을 갓 넘긴 신입사원에게 애경의 대표 브랜드의 하나를 일임한 것은 파격이다. 그는 "다소 벅찬 듯한 일을 맡겨 단시간에 개인의 역량을 길러주는 게 기업문화이자 인사 방침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외국어대 불어과를 졸업한 김씨는 "착실하게 공부하는 타입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대신 관심이 다양하다 보니 잡다한 경험을 쌓게 됐다. 교내 풍물패와 축구부 매니저 활동을 했고, 방학 때면 해외 캠프 등을 찾아다녔다. 대학원에 진학해서는 중소기업청의 '해외시장 개척요원'으로 뽑혀 KOTRA 벨기에 무역관에서 석 달간 인턴 생활을 하기도 했다. 이런 경험이 취업에 큰 도움이 된 것 같다는 자평이다.

애경 입사는 지난해 7월 회사가 주최한 마케팅 공모전에 참가한 게 계기가 됐다. 3명이 한 조로 한 달 반 동안 잠을 줄여가며 '케라시스' 브랜드의 마케팅 전략을 짜 발표했다. 3등 안에는 들지 못했지만 그의 적극성을 눈여겨본 회사 측이 특채했다. 가령 이런 일이 있었다. 공모전 현장에서 회사 측 진행자가 "본선 참가자에게 입사 면접 기회를 드리겠지만 대학원생은 제외된다"고 말하자 김씨는 손을 번쩍 들고 "대학원 그만둘 테니 기회를 주세요"라고 외치기도 했다. 그는 "나도 모르게 이런 용기가 나왔지만 이런 패기가 응시 기회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취업문이 바늘구멍 같다고 하는데 자신을 한껏 드러내고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그는 "애경은 크고 화려한 기업은 아니지만 그럴수록 개인의 가치가 돋보일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이현상 기자
출처 : http://article.joins.com/article/article.asp?ctg=11&Total_ID=27419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