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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J's 유용한 정보

싱글 직장인의 위풍당당 밥상

by forzalazio 2010. 2. 8.



싱글 직장인의 위풍당당 밥상

아침은 거르기 일쑤요,

점심은 식당 밥으로 해결하고, 저녁은 술자리 안주로 대체하기 마련인 싱글 직장인.

화려한 싱글의 삶에 대한 로망도 척박한 밥상 앞에선 맥을 못 추는 법이다.

애쑥국에 속살 오른 봄 처녀처럼 뽀얗게 피어오르도록, 스스로 잘 차려 먹고 잘 챙겨 먹는 노하우를 알아보자.

나이 서른이 넘으면 스스로를 책임져야 한다는 신념하에, 부모가 무상으로 제공해주는 안락한 잠자리와 밥상으로부터의 독립을 선언한 K(33세, 직장인). 대출까지 받아가며 회사 앞에 마련한 오피스텔에서의 첫 한 달은, 왜 이제야 뛰쳐나왔을까 후회될 만큼 달콤했다. 늦은 귀가와 역시 늦은 결혼을 걱정하는 엄마의 무한 반복되는 잔소리도, 모처럼 늦잠이나 푹 자려했던 주말에 돌 지난 조카 녀석을 안고 와 온 집안을 들쑤셔 놓는 여동생의 방문도 없었으므로 K는 진정 행복했다.

속 시끄러운 회사 일을 마치고 돌아오면 우물 같은 적막이 고여 있는 나만의 공간에 달팽이처럼 스며들었다. 샤워를 하고 나와 팬티만 걸치고 침대에 누워 맥주 캔을 따며 발가락으로 TV 리모콘을 조정하는 순간, K는 그 감미로운 고독과 완전무결한 자유에 눈물이 날 만큼 감동해 마지않았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K는 속이 쓰렸다. 숙취 때문이 아니라 배가 고파서, 단지 굶주려서 속이 쓰렸다. 아침은 굶고 점심은 구내식당에서 해결하고 저녁은 술자리 안주로 대체하길 한 달. 심지어 회사 선배로부터 “밥은 먹고 다니냐?”는 소리까지 들었다.

아내가 차려주는 정성어린 밥상 덕에 포동포동 장밋빛 뺨을 자랑하는 유부남들에게도 절대 꿀리지 않을 만큼 반드르르한 낯빛을 자랑하는 싱글족의 맏형 H선배.

그가 어느 날 볼이 푹 패인 K에게 건강음료를 권하며 넌지시 속삭인다. ‘싱글족의 삶의 질은 밥상이 좌우한다’ 라고. 선배의 고견을 받잡고, 이제 잘 먹고 잘 살기 위한 K의 분투가 시작된다.

STEP 1 아침은 식사배달 서비스로 가볍게 해결

서른 해 넘도록 엄마가 차려준 밥상만 따박따박 받아먹던 사내가 어느 날 갑자기 요리의 달인으로 거듭날 수는 없는 일이다.

더욱이 출근 준비만으로도 바쁜 아침에 따끈한 밥과 국으로 아침밥상을 뚝딱 차려낸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시리얼과 우유, 토스트와 과일쥬스 등 대안은 많지만 오로지 곡기만이 기운나는 아침을 열어준다고 믿는 당신이라면 식사배달 서비스를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40여 가지가 넘는 국, 탕, 찌개류 등을 반찬과 함께 배달해주는 ‘국배달닷컴(http://www.gukbedal.com)’, 죽과 주먹밥, 국을 배달해주는 ‘명가아침(www.myungga.net)’, 다양한 국과 반찬을 갖춘 ‘오케이국(www.okgook.com)’, 죽 전문점 ‘아침엔죽(www.mnjuk.com)’ 등을 이용하면 편리하다. 신선한 샐러드로 하루를 열고 싶다면 ‘모닝샐러드(www.morningsalad.com)’도 권할 만하다.

STEP 2 싱글 살림의 고수들을 벤치마킹하라

과연 싱글족의 밥상이 화두인 시대인 것만은 확실하다. 인터넷과 서점가에 넘쳐나는 요리초보 싱글족을 위한 레서피 붐은 이러한 사실의 방증일 터. 자취생활 18년 경력의 노총각이 운영하는 요리사이트로 유명해진 나물이네(www.namool.com)는 초보도 따라할 수 있는 손쉬운 레서피를 비롯, 주방 청소법과 음식 보관법 등의 쏠쏠한 살림 정보까지 가득하다. ‘풀빵닷컴(http://www.pullbbang.com)’에서 연재하는 ‘더블피의 뚝딱쿠킹’도 재미있다. 싱글을 위한 요리를 귀여운 일러스트와 함께 소개하는데, 3000원 안팎의 저렴한 재료비가 강점이다. ‘요리총각 김형곤의 싱글을 위한 요리법(북하우스)’, ‘솔로 쿠킹 다이어리(매경출판)’, ‘이현우의 싱글들을 위한 이지쿠킹(웅진닷컴) 등 싱글족의 생활상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는 저자들의 요리책도 눈 여겨 볼 만하다. 요리초보들을 위한 친절한 레서피가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

STEP 3 싱글라이프를 이해하는 조리도구를 갖추자

전기밥솥과 프라이팬, 전자레인지와 믹서만 있어도 어지간한 요리는 가능하므로, 최소한의 기본 조리도구부터 갖추도록 하자. 조리도구 및 가전용품에 욕심을 부리면 자연스레 살림에도 흥미가 붙는다. 최근에는 싱글족을 겨냥한 미니 복합 가전이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어 고르는 재미도 쏠쏠하다. 전기오븐에 전자레인지, 그릴까지 한데 묶은 복합형 전기오븐레인지는 가전제품의 컨버전스를 시도해 혼자 사는 좁은 집의 공간 활용을 높였다. 작은 컵라면을 끓일 수 있는 용량의 엘렘 미니포트, 커피메이커 기능을 탑재한 LG전자의 웰빙카페 전자레인지, 포장지 바코드를 인식해 자동으로 조리하는 전기오븐레인지, 전자레인지에 조리하는 1인용 밥솥 등은 싱글 라이프를 이해한 아이디어가 반짝인다.

STEP 4 퇴근 한 시간 전, 온라인으로 장보기

장 볼 시간이 없다면 인터넷쇼핑몰의 쇼핑 대행서비스를 이용해도 좋을 듯. 마트에 가지 않고도 컴퓨터 앞에서 클릭 몇 번으로 신선한 식재료들을 구입할 수 있다. 주문 후 2~3시간 내에 배달이 가능함으로 퇴근 전 회사에서 짬을 내어 장을 봐두면 집에 도착해서 받아볼 수 있다. 롯데마트(www.lottemart.com), 이마트(http://www.emart.co.kr), 홈플러스(http://store.homeplus.co.kr) 등에서는 당일 배송은 물론, 주문시 고객이 입력한 요구사항을 적극 반영하는 1:1 맞춤 서비스가 가능하다. 대부분의 인터넷 슈퍼도 오프라인 점포에서 제공하는 가격인하 서비스와 포인트 적립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따라서 구매 전에 어떤 품목이 세일 중인지를 확인하면 더 저렴하게 쇼핑할 수 있다. 일정 금액 이상이면 배송료가 무료인 곳도 있고, 설령 배송료가 든다 해도 시간과 발품을 절약한다는 면에서 결코 손해나지 않는 선택이 될 것이다.

STEP 5 간편한 요리 도우미 식품을 눈여겨 볼 것

기존 상품의 절반 또는 4분의 1 크기로 잘라서 판매하는 소포장 상품과 별도의 손질 없이 바로 조리할 수 있는 간편 식품류는 싱글족의 밥상 고민을 해결해주는 일등공신이다. 씻어 나온 쌀, 다듬어 놓은 야채처럼 조리시간을 대폭 줄여주는 요리도우미들은 찌개, 양념류에서 그 활약이 도드라진다. ㈜이롬이 내놓은 ‘생스 심영순 향신양념’ 3종은 요리 초보자들도 번거로움 없이 손쉽게 우리 음식의 깊은 맛을 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양념류. 요리연구가 심영순씨가 개발한 향신양념을 제품화한 것으로 나물, 볶음 등의 한식 반찬을 만들 때 양념 대용으로 쓸 수 있는 향신즙, 각종 조림과 밑반찬, 불고기 양념에 유용한 향신장, 각종 부침과 드레싱에 풍미를 더하는 향신유로 구성되어 있다. ‘청정원 순창 떡볶이 고추장’을 비롯, ‘비빔밥고추장’, ‘비빔면고추장’도 조리 시간을 대폭 줄여주며 맛내기를 보장해주는 아이템. ‘청정원 순창 조개멸치 찌개된장’은 별도로 국물을 낼 필요 없이 구수한 된장찌개를 끓일 수 있게 해준다.

STEP 6 기억해 둘 만한 살림 노하우

싱글 살림의 괴로움 중 하나는 미처 먹지도 못하고 상해버린 식재료와 남은 음식이 아닐까. 혼자 지어 먹는 밥상이다 보니 아무리 조금씩 사도 냉장고엔 시든 야채가 굴러다니기 일쑤다. 4일째 전기밥솥에 방치된 누런 밥은 밥의 영혼을 잃어버린 상태. 가스레인지 위에는 곰팡이 뜬 국이 냄비 째 남아있다. 식재료건 남은 음식이건 잘 보관하는 게 바로 똑똑한 싱글 살림의 관건. 몇 가지 노하우를 기억하자.

밥_ 갓 지은 밥을 1인분씩 랩으로 싸서 냉동실에 보관하다가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새로 지은 밥처럼 먹을 수 있다. 같은 이치로 국도 1인분씩 밀폐용기에 담아 냉동 보관하고, 식빵은 봉지 째, 떡은 따뜻할 때 냉동 보관한다.

채소_ 채소는 씻지 않고 세워 보관해야 오래 간다. 파를 살 땐 흙이 묻어있는 걸로 구입하여 뿌리를 자르고 나머지는 손질하여 지퍼백에 보관한다. 파 뿌리는 버리지 말고 화분에 심어 하루에 한번 물을 주면 쑥쑥 자라난다. 파 한 단 값으로 두 단을 먹을 수 있는 노하우는 바로 이것. 파뿌리는 감기예방에 도움이 되므로 다싯물을 만들 때 쓰면 좋다. 장기간 두고 먹을 우거지나 버섯류는 살짝 데쳐 물기를 뺀 뒤 냉동해둔다.

육류 및 생선_ 육류나 생선은 구입 후 1인분 씩 위생비닐에 담아 냉동 보관하는 것이 좋다. 덩어리째 붙은 고기류를 얼렸다 녹였다 하는 과정을 반복하면 재료의 신선도가 떨어진다.

STEP 7 혼자서도 불판에 고기를 굽는 당신이 진정한 챔피언

홀로 식당에 들어가 비빔밥을 쓱쓱 비벼먹고 나오는 당신. 음식점에서 혼자 먹는 밥상에 태연자약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싱글 라이프의 기본기는 갖춰진 셈이다. 하지만 그 식당이 삼겹살집이라도 볼이 미어지도록 아귀아귀 씩씩한 식사가 가능할까? 약속 없는 퇴근 길, 고깃집에서 불판에 구워 먹는 고기가 유독 땡길 때, 싱글의 위장은 우울하다. 고기는 혼자 먹어도 맛있는 음식이지만, 삼삼오오 머리 맞대고 불판을 둘러싸는 풍경이 대부분인 고깃집에서 홀로 고기를 뒤집는다는 것은 불필요한 시선을 너무 잡아끄는 까닭이다. 허나 너무 낙심하지 말자. 싱글천국을 보장하는 속 깊은 고깃집이 존재하는 까닭. 사실, 고깃집은 단체손님 위주의 영업이 특징이지만 ‘고기촌 플러스바(www.gogichon.com)’에서는 매장 한 켠에 바 형태의 좌석을 만들어 ‘혼자서도 고기를 구워 먹을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 준다. 삼겹살, 항정살, 청정한우 등 다양한 고기를 조금씩 맛볼 수 있는 싱글메뉴를 따로 마련한 것도 눈길을 끄는 요소. 한편, 일본식 스테이크 전문점 ‘페퍼런치(www.pepperlunch.co.kr)’는 매장에 바 형태를 도입해 싱글족이 부담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매장 한가운데 바가 설치된 명동점은 1인용 좌석이 40여석에 이른다. 싱글직장인에게 고하건데, 고기 단백질이 필요한 날은 혼자서라도 거침없이 고기를 굽자. 싱글의 밥상은 나날이 위풍당당해져야만 한다.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117호(08.03.03일자)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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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001&oid=009&aid=00019454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