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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J's 먹거리 이야기

3대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생크림케이크 맛 비교

by forzalazio 2010. 1. 29.

입안에서 사르르~ 녹지는 않네



[한겨레] [매거진 esc]

3대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생크림케이크 맛 비교

데커레이션은 파리바게뜨, 신선도는 뚜레쥬르


케이크의 계절이 돌아왔다. 서너개의 프랜차이즈가 전 국민이 소비하는 케이크를 공급하는 모습은 예수가 다섯 개의 떡으로 5000명을 먹여살린 ‘오병이어’의 기적을 떠올리게 한다. 대표적인 제과제빵 프랜차이즈인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크라운베이커리 세 곳의 생크림케이크 맛을 비교했다. 경력 7~10년 된 어느 윈도 베이커리(프랜차이즈가 아닌 지역에서 직접 빵을 만드는 제과점)의 중견 파티셰 2명이 ‘악역’을 맡았다. 공정한 비교를 위해 제품은 모두 ‘기본’에 해당하는 생크림과일케이크를 골랐다.

 파티셰 X(이하 X) : (케이크를 썰다가) 엇? 크라운베이커리 케이크 밑에는 종이가 깔려 있네요? 손님들한테 케이크 낼 때는 종이 있으면 안 되는데?

 고나무 기자(이하 고) : 그렇군요,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 케이크에는 종이가 없군요. 밑에 종이가 깔린 이유가 뭘까요? 가맹점에서 본사로부터 받은 제품 그대로 낸 게 아닐까요?

 X : 파리바게뜨 케이크는 나이프로 써니 생크림이 깨지네요. 오늘 만든 게 맞나 모르겠군요.

 고 : 케이크 데커레이션, 빵 질감, 생크림 맛 등 순서대로 평해주시죠. 방금 드신 게 파리바게뜨 케이크입니다. 셋 다 근처에서 방금 샀어요. 파리바게뜨 홍대입구역점의 경우 아르바이트 학생이 “오늘 만들었다”고 하던데요. 그러나 제가 먹어봐도 생크림이 아니라 마시멜로처럼 퍽퍽하군요. 뚜레쥬르 케이크는 신촌역점에서 2분 기다려서 막 나온 걸 받아왔고요. 크라운베이커리 프리미엄 생크림케이크가 2만1000원, 뚜레쥬르 생크림케이크 2호가 1만8000원, 파리바게뜨 2호 생크림케이크가 2만2000원입니다.

  

 파티셰 Y (이하 Y) : 프랜차이즈가 앞서가는 분위기가 좀 아쉬워요. 앞으로는 변할 거 같아요. 곧 역전할 거 같아요.

 X : 일본도 그랬어요. 윈도 베이커리(지역의 소규모 빵집)가 처음엔 힘들었어요. 지금은 안 그래요. 데커레이션은 파리바게뜨가 제일 낫습니다. 신선도는 뚜레쥬르가 제일 낫군요.

 고 : 제가 알기로 가맹점에서 본사로부터 케이크 공급받을 때 빵 따로 크림 따로 받는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걸 가맹점에서 그냥 바르는 거죠.

 X : 파리바게뜨 케이크는 질감으로 볼 때 아예 생크림까지 발라져 나온 것 같은데요? 케이크 셋 다 생크림 맛은 아닌데요. 식물성 휘핑크림 맛이 나요.

 고 : 생크림과 식물성 휘핑크림의 차이가 뭐죠?

 Y : 식물성 휘핑크림은 (케이크를 만들 때) 작업성이 좋고 오래가죠. 운반할 때도 좋고. 반면 입에서 돌아요. 먹고 나면 위에서 비린 향이 올라와요. 동물성인 생크림은 바로 녹아 없어져요, 사르르. 대신 작업성이 안 좋아요. 가격은 동물성이 더 비쌉니다.

 X : 식물성 생크림(휘핑크림)은 모양내기 더 좋죠. 둘을 섞어 쓰는 곳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생크림만 쓰면 맛은 좋지만 금방 흘러내리거나 해서 불편한데 식물성 휘핑크림을 섞으면 (모양이) 오래가요.

 고 : 그림이 더 잘 나온다는 말이군요. 원료는 둘 다 우유 아닌가요?

 X : 아뇨, 동물성은 말 그대로 우유고 식물성 생크림 원료는 팜유 등이 있죠. 참고로 제가 있는 윈도 베이커리의 생크림케이크는 3만원대에요. 진짜 생크림을 쓰죠. 저도 윈도 베이커리 케이크가 더 비싼 거 압니다. 소비자들이 더 싼 걸 선택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다만, 저는 손님들이 학습되는 게 무서워요. 프랜차이즈 케이크를 먹고 ‘아, 이 맛이 생크림케이크 맛이구나’라고 학습하는 게 무서운 거죠.

  

 파리바게뜨는 본사에서 시트(케이크 빵 부분)에 생크림까지 발라 완제품을 보내는 가맹점도 있고 시트와 생크림 원액을 따로 보내면 점주가 생크림만 만들어 바르는 가맹점도 있는 등 가맹점마다 다르다고 설명했다. 공급하는 생크림 원액은 동물성인 우유 원료 제품도 있고 식물성도 있는데, 이 역시 생크림케이크 제품별로, 가맹점별로 다르다고 파리바게뜨는 밝혔다. 유통기한은 이틀이라고 밝혔다. 동물성과 식물성 생크림의 비율, 완제품을 공급받는 가맹점과 반제품을 공급받는 가맹점의 비율은 밝히지 않았다. 크라운베이커리도 케이크 완제품을 보내는 가맹점도 있고 시트와 생크림을 따로 보내는 가맹점도 있다고 밝혔다. 반제품을 보내는 가맹점 비율이 15~20%라고 크라운베이커리는 밝혔다. 대부분 완제품을 본사에서 공급받아 판다. 뚜레쥬르는 완제품을 공급하지 않으며 모든 가맹점이 시트와 생크림 원액을 따로 받아 각 매장에서 생크림을 만든다고 설명했다. 생크림은 동물성 유크림과 식물성 휘핑크림을 섞은 크림을 공급하며 케이크의 유통기한은 이틀이라고 설명했다.

 

 고 : 빵 맛은 어떤가요?

 X·Y : 셋 다 부드럽긴 한데…겉엔 수분이 없는데 어떻게 빵만 촉촉한지 궁금하군요.

 X : 일단 뚜레쥬르 케이크가 제일 손님 생각을 하고 케이크를 만들었군요.

 고 : 세 케이크를 가격 대비 품질로 순위를 매긴다면?

 X·Y : 뚜레쥬르가 그나마 제일 낫고 파리바게뜨가 가장 떨어지는군요.

 X : 데커레이션이나 색감은 제일 나은데. 크라운베이커리는 맛도 그렇고 데커레이션이 구식이고 콘셉트가 없는 편이네요. 지금 제과제빵 시장의 80%가 프랜차이즈잖아요. 사실 이분들 진짜 열심히 해요. 투자도, 연구도…. 이 케이크들도 나쁘지 않아요, 먹어도 되는 제품이긴 하죠. 그러나 진짜 생크림 쓰는 윈도 베이커리는 좋은 원료를 쓰면서 가격 경쟁이 되지 않는다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고 : 올해 밀가루 값도 오르고 해서 윈도 베이커리가 더욱 어렵다고 알고 있습니다.

 X : 대세가 다시 윈도 베이커리로 오는 게 짧으면 3년, 길면 5년이라고 봐요.

 Y : 저도 동의합니다. 이미 많이 바뀌었어요. 케이크나 제빵 전문점이 얼마나 많이 생겼는데요.

 X : 당장 홍대 근처만 가도 케이크 전문점이 따로 있을 정도로 세분화됐어요. 프랜차이즈가 엄청나게 연구개발하는 것 잘 알고 좋게 생각합니다. 원료도 싸고 좋은 걸 들여오려 노력하죠. ‘프랜차이즈가 잘하는 면이 많다’고 생각해왔기 때문에 오늘 평가가 약간 실망스럽네요. 사실 윈도 베이커리가 안일했어요. ‘프랜차이즈는 절대 윈도를 못 따라와’라고 생각했죠.

  

 젊은 소비자를 사로잡으려는 프랜차이즈의 노력은 올 크리스마스 때도 계속된다. 파리바게뜨는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1만7000원 이상의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구매하는 손님에게 램램 울프 모자를 증정한다. 뚜레쥬르는 긴팔 곰인형 숄을 준다.

 

 고 : 일본도 우리나라만큼 제과제빵 시장에서 프랜차이즈 비중이 높나요?(둘은 일본에서 제과제빵을 공부했다.)

 X : 많긴 한데 사람들이 잘 안 가요.

 Y : 일본 제빵 프랜차이즈는 아무래도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자리잡죠. 단골보다는 유동인구 중심이에요. 우리나라처럼 아무데나 (프랜차이즈가) 막 들어가지는 않아요.

 X : 또 우리나라처럼 가맹점을 여는 게 쉽지 않아요. 프랑스에 ‘폴’이라는 제빵 프랜차이즈가 있어요. 가맹점이 불과 200개 안팎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Y : 맛은 윈도 베이커리가 자신 있는데 저희도 맛 외에 노력할 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한 일본인 제과제빵 전문가가 한국에서 한 프랜차이즈 매장에 들른 뒤 “매장 공간이 손님 동선에 맞춰 잘 짜여 있다”고 하더군요. 윈도 베이커리도 노력해야 할 점이죠.



제대로 된 케이크 맛, 미리 주문하길

서울시내 윈도 베이커리 정보를 모았다. 곳에 따라서는 하루 전에 주문해야 하니 미리 전화하는 게 좋다.

◎ 나폴레옹과자점 | 40년이 넘었다. 대표적인 윈도 베이커리 가운데 한 곳. 성북구 동소문동 742-7421.

◎ 에이비시뉴욕제과 | 강남의 터줏대감으로 젊은이들이 약속 장소로 이용하는 명소가 됐을 정도. 서초구 서초동 566-0503.

◎ 폴 앤 폴리나(Paul&Paulina) | 유럽식 빵을 추구하는 것으로 입소문을 탔다. 마포구 서교동 333-0185.

◎ 르 쁘띠 푸(Le Petit Four) | 프랑스식 디저트로 유명하다. 돔 케이크(둥근 모양)는 미리 주문해야 한다. 마포구 서교동 322-2669.

◎ 스노브(Snob) | 케이크 전문 카페. 돔 케이크는 하루 전에 주문해야 한다. 마포구 서교동 325-5770.

◎ 기욤 | 프랑스식 빵 맛을 추구한다. 청담동 512-6701.

◎ 뺑 드 빠빠(Pain de papa) | 유기농을 추구하는 베이커리로 입소문을 탔다. 돔 케이크는 없지만 생일 때 쓸 만한 하트 모양 브라우니를 판다. 가로수길 543-5232.



정리 고나무 기자 dokko@hani.co.krㆍ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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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news.naver.com/main/hotissue/read.nhn?mid=hot&sid1=103&cid=433080&iid=156025&oid=028&aid=0002022284&ptype=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