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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J's 영화 이야기

[리뷰] 더 로드 - 차가운 절망 속 뜨거운 여정!!

by forzalazio 2010. 1. 14.


 

 

이제 더 이상 문학과 영화는 별개의 문화가 아니다. 그만큼 밀접한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가 되었으며, 서로에게 부족한 부분을 채움으로써 새로운 창조물로 거듭나도록 해주고 있는 게 요즘 두 매체의 모습이다. 이로써 독자는 곧 관객이 되고, 관객 역시 독자가 되는 기묘한 움직임을 종종 보게 되는 것이다. 올해도 많은 영화들이 탄탄한 원작소설을 바탕으로 제작되었으며, 앞으로도 그런 영화들이 속속 제작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한 작품들 중에서도 영화 [더 로드]는 2010년 새해를 열어 줄 첫 번째 주인공이다. 이미 책을 즐겨 읽는 독자들은 일찌감치 읽어 두었을 작가 코맥 매카시의 베스트셀러 [더 로드]를 원작으로 한 그 영화이다.

 


퓰리처상 수상에 빛나는 코맥 매카시의 [더 로드]를 원작으로 하다!! 코맥 매카시의 그 치밀하고도 놀라운 상상력에 감탄하게 될 것이다!!

 

올해는 유독 소설을 영화로 옮긴 작품들이 많았다. 덕분에 국내 베스트셀러 순위에는 영화의 제목으로 사람들에게 먼저 알려진 원작 소설들이 줄줄이 올라갔을 정도이니 말이다. 올해 초 미국의 아카데미 시상식과 더불어 영화만큼이나 소설 역시 큰 인기를 얻었던 [슬럼독 밀리어네어], [벤쟈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더 리더], [시간 여행자의 아내], [트와일라잇] 시리즈 등을 비롯 국내 영화로는 얼마 전 개봉했던 [백야행]과 [걸프렌즈]에 이르기까지 장르, 소재 모두 다양한 작품들이 영화로 선보였다. 그리고 2010년에도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들이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그 첫 작품이 바로 코맥 매카시의 동명소설을 스크린에 옮긴 [더 로드]다. 작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은 물론 각색상까지 수상했던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원작자인 코맥 매카시의 소설이 또 다시 영화로 옮겨진 것이다.

 

일단 [더 로드]는 소설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시선을 끄는 작품임에 틀림없다. 2006년 9월에 발표되어 이듬해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 중 하나인 퓰리처상을 수상했으며, 세계 각종 언론매체의 찬사와 국내에서까지 인기를 얻은 베스트셀러 소설이다. 이러한 명예도 대단하지만 무엇보다 [더 로드]의 세계를 구상해 낸 코맥 매카시라는 작가 그 자체에 대한 감탄이 먼저 터져 나와야 할 것 같다. 이제 70대 후반으로 접어든 노작가인 그가 70대에 접어들어 발표한 소설인 [더 로드]는 그야말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함을 여실하게 증명해 주었다. 소설 [더 로드]에서 간결하고 단순한 문체로 그려낸 세계는 지독하게 예리하며, 날카롭고, 세밀하다. 또한 그 속에 담긴 그의 상상력은 놀라울 정도로 신선하며, 메시지 역시 대단한 깊이를 지니고 있다. 고로 이미 소설을 통해 노작가 코맥 매카시의 힘을 실감한 독자라면 자연스레 영화에 대한 호기심과 기대를 갖게 될 것이요, 굳이 그렇지 않더라도 영화를 볼 값어치는 충분하다. 스크린에 옮겨진 그의 세계를 보고 나면 소설 역시 자연스레 읽게 될 테니 말이다.

 


회색빛 잿더미 세상에 남겨진 두 부자(夫子)의 고단한 여정!! 그들의 여정을 통해 살아남은 자들의 고통을 보여주다!!


‘남자는 깜깜한 숲에서 잠을 깼다.’라는 문장으로 소설은 시작한다. 영화 역시 그렇다. [더 로드]는 원인불명의 재앙으로 하루 아침에 온통 잿더미로 변한 세상을 살게 된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다. 영화 [더 로드]는 헐리웃 영화의 단골소재로 등장하는 지구의 멸망 혹은 멸망한 지구의 세상을 배경으로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영화들이 그 과정을 그리고, 그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는 이야기를 하는 데 반해 [더 로드]는 그렇지 않다. 이미 변해버린 세상에서 살아남은 자들의 이야기, 혹은 처참하게 버티어 가는 자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방이 온통 재로 뒤덮인 세상은 너무도 적막하고, 황폐하며, 소름끼치도록 어둡고 음울하다. 그리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들은 추위와 굶주림, 그리고 생명을 위협하는 모든 것들로부터 끊임없이 싸우며 자신을 지켜 나가야 한다. 주인공인 남자와 소년 역시 그렇다.

 

지금보다 더 따뜻한 곳을 찾기 위해 남쪽으로 향하는 부자의 여정은 험난하다. 사람까지 먹을 정도로 변해버린 ‘나쁜 사람’들을 피해야 하고, 살을 파고드는 추위를 견뎌야 하며, 굶주림을 해결하기 위해 먹을 것을 찾아야 한다. 하루를 버티는 것이 그들에게는 두려움과 공포, 그리고 고통일 뿐이다. 여기저기 널브러진 시체들은 바로 이러한 절망적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의 마지막 선택일 정도이다. 하지만 소년의 아버지는 살아남기 위해 애쓴다. 아니 살려내기 위해 살아간다. 잿더미 세상에서도 인간으로서의 ‘불씨’를 잃지 않은 자신의 아들을 위해서 말이다. 지저분한 잡동사니로 가득한 카트와 단 두 발만이 남은 권총에 모든 것을 의지한 채 그들은 그렇게 절망적 세상의 길을 끊임없이 걸어간다. 이쯤 되면 생존이 죽음보다 더 끔찍하고, 살아남은 것이 오히려 고통스럽기만 할 뿐이다. [더 로드]는 바로 이러한 세상을 살고 있는, 즉 살아 남은 자들의 고통스러운 여정을 따라가고 있다.

 

소설 속에서 남자는 죽은 시체를 바라보던 아들의 시선을 돌리며 이렇게 말한다. “네가 머릿속에 집어넣은 것들은 거기에 영원히 남는다는 걸 잊지 마.”, 이어 “어떤 것은 잊어버리지 않나요?”라는 아들의 반문에 남자는 다시 대답해준다. “그래, 기억하고 싶은 건 잊고, 잊어버리고 싶은 건 기억하지”라고. 그렇다. 세상이 파괴되어 가는 중에 함께 죽어 가는 것보다 더 괴로운 것은 그 과정에서 살아남아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고, 그 모든 고통의 기억을 품고서 견디며 살아가는 것임을 [더 로드]는 너무도 담담하고, 차갑게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원작의 치밀하고 꼼꼼한 묘사를 충실하게 스크린으로 옮겨놓다!! 소설의 잿빛 세상, 처참한 인물들, 그리고 깊이 있는 메시지까지 고스란히 담아내다!!

 

영화에서는 주인공들의 이름을 들을 수 없다. 소설에서도 마찬가지다. 작가 코맥 매카시는 소설 속에서도 주인공들의 이름처럼 특별한 고유 명사를 사용하지 않는다. 오직 남자와 소년, 여자, 노인, 아이 등으로 인물들을 표현한다. 어쩌면 그것은 자신의 고유한 이름조차 무의미한, 오직 인간으로서 존재하는 것 외에는 그 어떤 것도 의미가 없는 세상을 이야기하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러한 표현은 고유명사로써 특정 이미지를 연상시키기보다 관객들로 하여금 보다 폭넓은 이미지에 대한 상상의 여지를 남겨주기도 한다. 그럼에도 유일하게 이름이 등장하는 인물이 있다. 바로 극중 남자와 소년이 우연히 마주치게 된 노인이다. 나이가 지긋한 그는 자신의 이름을 ‘엘리’라 말한다. (소설에서는 노인이 그 이름조차 본명인지 밝히지 않는다) 노인의 이름만을 밝혀준 것은 아마도 삶의 끝을 준비하는 인간에 대한 마지막, 그리고 최소한의 배려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마치 코엔 형제의 영화로 탄생했던 그의 소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처럼 세상의 모든 희노애락의 기억을 품고 이 세상을 살고 있는 노인들의 존재에 대한 한숨 섞인 외침인 것이다.

 

소설 [더 로드]는 70대인 노작가 코맥 매카시가 늘그막에 얻은 아들이 자신의 곁에서 잠든 모습을 보며 떠올린 상상을 옮긴 작품이라 한다. 어린 아들을 보며 상상하기에는 꽤나 끔찍하기 그지없는 내용이지만 소설 속에 담긴 그의 문장 하나하나는 역시나 연륜 있는 어르신의 깊이감이 그대로 묻어나 있다. 소설 속 깊이 있는 문장들이 모두 등장하지는 않지만 영화는 비교적 원작을 충실하게 옮겨 놓았다고 할 수 있다. 앞서 말했듯이 작가의 나이를 실감할 수 없을 정도로 세밀하고, 촘촘한 묘사가 돋보이는 작품인 만큼 영화 역시 그것을 비주얼적으로 완벽하게 연출해냈다. 음울한 흑백영화처럼 황폐하고, 적막한 잿빛세상은 화면 속에 고스란히 묻어나 있으며, 처참한 몰골로 끝없는 여정을 떠나는 인물들의 모습은 배우들을 통해 잔인할 정도로 실감나게 표현되었다. 비록 쉴새없이 오가는 남자와 소년의 대화 속 주옥같은 문장들과 작가 코맥 매카시의 시적인 표현들이 주던 깊이감이 영화 속에 모두 담겨있지는 않지만 거기에 불만을 가질 필요는 없다. 그것은 관객들이 소설을 통해 직접 확인해 보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 보기 때문이다. 영화는 소설이 그려 낸 느낌과 이미지를 충분하게 보여준 것만으로도 그 역할을 제대로 한 셈이라 할 수 있다.

 


절망의 세상 속에서 희망을 이야기하는 뜨거운 부성애의 힘!! 아들을 향한 아버지의 모습을 통해 깊고, 진한 여운을 안겨주다!!


소설 [더 로드]는 어떠한 관점으로 작품을 보는가에 따라 독자들마다 다양한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그것이 곧 독서의 매력이기도 하고 말이다. 두 부자의 고단한 여정은 생존을 향한 인간의 극한적 생명력을 보여주기도 하며, 나아가서는 남자와 노인의 대화 내용처럼 신의 존재에 대한 철학이 엿보이기도 하며, 소설 속에 묻어난 농후한 부성애를 느낄 수도 있다. 영화는 이 중에서도 아버지가 보여 주는 뜨거운 부성애에 초점을 두어 이야기 한다. 영화 속 남자에게 있어 아들은 생존해야 할 이유이며, 지켜내야 할 가장 소중한 존재다. 황폐한 세상 속에서 바람에 부스럭 거리는 소리조차 경계하는 자신과 달리 아직 어린 아들은 모든 것에 따뜻한 시선을 보낸다. 남자는 그러한 아들이 지닌 인간으로서의 온기를 지켜주고 싶고, 마지막 남은 희망을 불씨를 끝까지 지켜내 주고 싶어 한다. 그것이 곧 순간순간이 두려움과 절망뿐인 그들의 여정을 지켜주는 부성애의 힘인 것이다.

 

남자는 순간순간 행복했던 순간을 꿈꾼다. 지금 함께 걷고 있는 아들처럼 자신이 지켜주고 싶었지만 그 기회조차 주지 않은 채 떠나버린 아내와의 시간을 꿈속에서 떠올리는 것이다. 온톤 회색빛으로 가득한 화면 속에서 유일하게 컬러 빛으로 재생되는 그 순간만큼은 극중 남자도, 그리고 관객들도 작은 온기를 느끼게 된다. 잿빛 세상에서 아들을 지켜주려는 끝없는 부성애와 지켜주지 못한 아내에 대한 사랑과 미안함은 생존과 현실, 기억과 현실에 대한 끝없는 중첩으로서 관객들에게 전달되어 진다. 그리고 그 속에 담긴 남자의 모습은 마치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의 ‘귀도’와도 흡사하다. ‘귀도’가 비극적인 상황을 희극적으로 살아가는 데 반해, [더 로드]의 남자는 자신이 처한 비극 속에 보다 처절한 모습으로 뛰어 든 셈이다. 바다마저도 온통 재로 뒤덮여 회색빛인 세상에서도 남자가 잃어버리지 않으려 애쓴 것, 바로 아들에 대한 뜨거운 사랑과 아내에 대한 사랑의 기억이 있었기에 그 역시 적막한 비극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힘이 된 것이다.

 

 

소설 속에서 끊임없이 등장하는 많은 대화들이 영화에 모두 담겨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 많은 대화들을 통해 안겨 준 감동은 영화에서도 조금이나마 묻어나 있다. 특히,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그 중 하나로써 강한 여운을 안겨준다. 소년은 멀리서 낯선 남자를 발견하고 총을 겨눈다. 자신에게 다가와 함께 가자고 말하는 그에게 소년은 질문한다. “아저씨는 착한 사람인가요?”, “아저씨는 자식이 있나요?”, “아저씨는 사람을 안 잡아먹나요?” 소년이 생각하는 가장 착한 사람, 그리고 의지하며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은 바로 처참한 추위와 굶주림에 허덕이는 처참한 현실 속에서도 사람을 잡아먹지 않는 착한 사람, 또 자식을 가진 그런 착한 사람의 마음을 지닌 사람, 바로 아버지와 같은 존재인 것이다. 그래서일까 소년의 질문에 대해 따뜻하게 대답해주는 그 남자의 모습을 보는 순간, 관객들도 작은 희망을 가지게 된다. 소년의 아버지와 같은 마음으로 말이다.

 


그 열정과 희생만으로 감탄하게 해주는 배우 ‘비고 모텐슨’과 아역배우 ‘코디 스미트 맥피’!! 가이 피어스, 샤를리즈 테론, 로버트 듀발의 짧지만 강렬한 인상!!

 

 

배우들이 자신의 작품 속에서 보여주는 희생에 가까운 열정은 종종 관객들을 충격에 빠뜨리기도 한다. 그만큼 영화 속 캐릭터를 위해, 연기를 뛰어 넘은 자신들의 모습을 만드는 배우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관객들은 놀라움과 고마움을 가지게 된다. 영화 [더 로드]의 비고 모텐슨도 그러한 배우들 중 하나다. 영화 속 두 주인공의 모습은 비참할 정도로 앙상하고, 지저분한 몰골을 하고 있다. 극중 소년의 아버지를 연기한 비고 모텐슨은 그의 모습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처절한 모습으로 실감나는 연기를 보여준다. 하루하루 먹을거리를 걱정해야 하는 모습을 위해 무려 20Kg을 감량하는가 하면, 대역까지 반대하며 1마일이 넘는 거리를 직접 걸어 움직였으며, 보는 이들 마저 뼈를 으스러지게 할 정도의 얼음같은 개울물에 몸을 던지는 연기까지 선보였다. 뼈만 앙상한 그의 전라모습은 배우 비고 모텐슨이 아닌 잿빛 세상에 던져진 한 남자의 모습 그대로로써 비칠 뿐이다. 또한 덥수룩한 머리와 수염, 바싹 마른 몸으로 가려진 외모 속에서도 시종일관 배우 비고 모텐슨의 존재를 각인시키는 강한 눈빛연기는 생존을 향한 주인공의 처절한 외침을 그 무엇보다 소름끼치게 전달하고 있다.

 

비고 모텐슨과 함께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로 강한 인상을 남겨 준 아역배우 ‘코디 스미트 맥피’ 역시 주목할 만하다. 창백한 얼굴과 애처로워 보일 정도로 깡마른 몸으로 극중 아들을 연기한 코디 스미트 맥피는 어린 나이가 실감나지 않을 정도로 차분하고, 성숙한 모습을 보여준다. 국내에서도 잔잔한 흥행을 기록한 바 있는 스웨덴 영화 [렛 미 인]의 헐리웃 리메이크작에도 출연한다고 하니 더 기대가 된다. 사실 원작소설이나 영화 모두 주인공인 남자와 소년 외에는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인물들이 등장하지 않는다. 남자의 기억 속에 자리 잡은 그의 아내와 그들의 여정에 스치듯 지나가는 노인과 몇 인물들이 전부다. 영화는 그런 캐릭터들조차 쟁쟁한 연기파 배우들로써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다. 아내를 연기한 샤를리즈 테론, 노인으로 등장해 묵직한 무게감을 선사한 원로배우 로버트 듀발, 영화의 마지막에 등장해 작은 여운 깊은 인상을 남겨준 가이 피어스 등이 그들이다. 그야말로 영화 [더 로드]는 배우들의 아름답고, 멋진 외모보다 더욱 눈부신 그들의 연기로써 진한 감동을 주는 영화라 할 만하다.

 


코맥 매카시가 [더 로드]에서 보여주는 상상력은 그야말로 소름 끼치도록 충격적이다. 남자와 소년이 걸어가는 험난한 여정은 지독하게 비극적이지만 희망을 담고 있으며, 슬프지만 뜨겁고, 흐뭇하다. 극중 행복하고 아름답던 기억들과 처참하고 황폐한 현실이 오가는 주인공들처럼 관객들 역시 참으로 아이러니한 느낌이 교차됨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영화 [더 로드]의 세상은 [나는 전설이다]에서 봤던 세상만큼이나 적막하고 황량하다. 그리고 [눈 먼 자들의 도시] 속에서 보여준 살아남은 자들의 고통만큼 처참하고, 비극적이다. 하지만 [더 로드]를 가득 메우는 두 부자의 여정은 [인생은 아름다워] 속 ‘귀도’ 부자의 모습만큼이나 뜨겁고, 흐뭇한 미소를 남겨준다. 이게 바로 영화 [더 로드]에 담긴 그림들이다.

 

소설을 먼저 접한 필자의 입장에서 소설을 먼저 읽느냐, 영화를 먼저 보느냐의 순서는 영화 [더 로드]에 있어서만큼은 그리 중요하지 않을 듯하다. 소설을 먼저 읽은 독자의 입장으로 영화를 본다면 스크린에 옮겨진 코맥 매카시의 세상에 다시금 놀라움을 느끼게 될 것이고, 영화를 먼저 보게 될 관객의 입장이라면 이후 소설을 읽었을 때 느끼게 될 감탄과 여운이 더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굳이 고민할 필요는 없다. [더 로드]는 소설과 영화 모두 기억 속에 간직하기에 충분한 값어치를 가지고 있으니 말이다.


출처 : 네이버 영화리뷰 jintae815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