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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J's 먹거리 이야기

먹자골목 브런치 남자들도 반했다

by forzalazio 2010. 1. 8.



[week&커버스토리] 먹자골목 브런치 남자들도 반했다



[중앙일보 이가영.한은화.권혁재] 브런치는 '아점'이다. 아침 먹기엔 늦고 점심 먹기엔 이른 시간, 아침 겸 점심으로 때우는 끼니다. 농경시대엔 먹을 게 없던 겨울철, 끼니 수를 줄이는 용도로 활용됐던 아점이 요즘엔 도시의 주말 풍경으로 자리잡고 있다. 주말 늦잠에서 깨어나 가족이나 지인들과 느긋하게 수다를 떨며 브런치를 즐기는 사람이 늘고 있는 것이다.

브런치 문화는 2000년대 초반, 전문직 여성들과 젊은 트렌드 세터들 사이에 조용히 번졌다. 미국 드라마 '섹스 앤드 더 시티'가 브런치 문화를 소개한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칼럼니스트 캐리, 홍보전문가 사만다, 변호사 미란다, 큐레이터 샬럿 등 단짝 친구 네 명이 주말마다 뉴욕 도심의 레스토랑에서 브런치를 먹는 모습에 한국의 20~30대 여성들이 열광했다. 그 무렵부터 브런치를 전문으로 파는 카페와 레스토랑이 서울 홍대앞과 서울 압구정동 일대에 등장하며, 이 유행을 이끌었다. 그러던 브런치 유행이 10년도 채 안 돼 도시 주말의 일상이 됐다. 특히 2005년 주5일제 근무는 브런치의 일상화에 불을 붙인 계기가 됐다.

브런치를 파는 카페와 레스토랑은 서울 전역으로 확산 중이다. 서울 효자동·부암동 등 강북의 조용한 주택가와 주요 먹자골목에도 브런치 카페가 등장했고, 점잖은 레스토랑들도 브런치 메뉴를 올리고 있다. 요즘은 아예 하루 종일 브런치 메뉴를 파는 '올 데이 브런치' 식당들도 늘고 있다.

브런치 메뉴는 단순하다. 팬케이크나 프렌치 토스트와 메이플 시럽, 계란 요리, 샐러드나 채소 요리, 감자 요리, 소시지나 베이컨에 주스나 커피 한 잔이 전부다. 미국 드라마를 통해 전파된 문화인 만큼 미국식 브런치가 대세였다. 그러던 것이 요즘은 멸치국수나 일본식 덮밥에 이탈리안 브런치까지 가세했다. 브런치 메뉴도 영역 확장 중이다.

브런치를 즐기는 사람들도 다양해졌다. 전문직 여성과 유행에 민감한 젊은이들은 여전히 고객이다. 싱글남들끼리 브런치 식당에 앉아 주말 오전부터 수다를 떠는 것도 일상화된 풍경이다. 주상복합 아파트 지역에선 주말에 골프를 치러 나간 남편 대신 동네 친구들끼리 브런치를 즐기러 나온 주부들이 주 고객으로 등장했다. 호텔 브런치 식당은 아침 일찍 교회에 갔다가 들르는 가족들이 채운다. 도시의 주말 일상으로 자리잡은 '브런치'의 현장을 돌아봤다.

글=이가영ㆍ한은화 기자

사진=권혁재 전문기자

모델=이진호, 장소협찬=성남시 궁내동 '폴'


덮밥·파에야·멸치국수 … 폭 넓어진 메뉴 느긋해 진 주말 오전

요즘 브런치 문화는 한마디로 편안한 주말복을 입고 카페나 레스토랑에서 수다를 떨며 먹는 것으로 요약된다. 브런치 카페와 레스토랑은 많다. 하지만 소문난 브런치 골목엔 뭔가 특색 있는 레스토랑들이 있다. 대표적인 서울의 브런치 골목에 다녀왔다.

글=이가영ㆍ한은화 기자, 사진=권혁재 전문기자

혼자 가도 좋다

홍대앞


'프랑스인 이모가 만들어 준' '뉴질랜드에서 먹어 본' 등으로 시작되는 사연 있는 메뉴가 많다. 주인장 혼자 운영하는 작은 가게가 대부분이다. 가격도 싸다. 친절한 주인과 그의 사연 있는 브런치때문일까. 홍대에는 홀로 브런치를 즐기는 사람들이 유독 많다.

스몰디쉬 테이블 5개짜리의 작은 가게. 영국 길거리 음식이라는 '피시 앤 칩스', 스웨덴 가구 전문점인 이케아 카페에서 판다는 '스웨덴 미트볼'과 '구운 콩 치즈 토스트' '와사비 마요네즈 치킨 샌드위치' 등 다국적 메뉴가 특색이다. 5000~7000원대. 월요일 휴무. 070-7516-6303.

빵빵빵 파리 한쪽에서 빵을 굽는 모습을 보며 한가하게 브런치를 즐기기에 좋다. 담백하고 소박한 맛이 특징. 낮 12시부터 오후 3시까지 하는 브런치 메뉴인 샌드위치(8000원)는 치아파타 빵에 모차렐라 치즈·토마토·바질 페스토만 들어간다. 프랑스 타르트 키쉬, 푸짐한 당근 케이크, 달지 않고 진한 초콜릿이 가득 흘러나오는 초콜릿 케이크 '퐁당 오 쇼콜라' 등이 맛있다. 02-3141-9664.

다국적 메뉴 한입에

신사동 가로수길


브런치의 메카로 불리는 서울 신사동 가로 수길에선 미국식 브런치뿐 아니라 덮밥을 기본으로 한 일본의 가정식 브런치, 멸치 국수 같은 한식 브런치까지 다국적 브런치가 입맛을 유혹한다.

오헤야 올 5월 문을 연 일본식 조림을 주 메뉴로 한 가정식 레스토랑이다. 브런치는 샐러드 밥상(8000원·부가세 별도)과 일본식 장조림을 가리키는 가쿠니 밥상(1만2000원) 두 가지. 매일 정오부터 오후 2시까지 각각 20상 한정 판매다. 일본에서 일러스트를 공부한 사장님의 감각이 느껴지는 세련된 인테리어도 눈길이 간다. 070-7613-6610.

오시정 각종 외국 음식의 전시장 같은 가로수길에서 한국식 브런치를 내놓는 곳이다. 멸치 국수 브런치로 유명해진 '오시정 밥상'은 멸치 국수에 한입 크기의 참치 쌈밥이 따라 나온다. 인공 감미료를 넣지 않아 깔끔하고, 가격도 7000원으로 부담스럽지 않다. 디저트 메뉴인 홍시 요구르트(9000원)는 별미고, 음료를 시키면 스콘은 공짜다. 02-512-6508.

스페인 클럽 올 7월 문을 연 '신상' 레스토랑으로 일본에서 왔다. 다섯 가지 브런치 세트 메뉴가 있다. 이 중 스페인산 돼지고기로 만든 '이베리코 돼지고기 덮밥'(1만5000원)과 스페인 볶음밥 '파에야'(1만2000원)가 인기 메뉴다. 모든 세트엔 샐러드와 후식이 나온다. 오렌지색 외벽이 인상적이다. 02-515-1118.

집처럼 편안하다

효자동과 부암동


대부분의 가게가 요란한 간판을 내걸지 않고 가정집 같은 분위기다. 골목 구석구석에 있는 듯 없는 듯 자리 잡고 있어 찾기도 힘들다. 정든 옛 집에서 먹는 브런치를 이곳에서 맛볼 수 있다.

카페 고희 르 코르동블루 출신의 셰프가 만들어 내는 케이크와 쿠키로 유명하다. 두 가지 종류의 '올 데이 브런치'를 한다. 하나는 구운 감자·스크램블 에그·소시지·베이컨·샐러드로 구성된 전형적인 미국식 브런치(1만5000원)이고, 다른 하나는 햄버거 스테이크(2만원)다. 공간은 넓지만 테이블이 많지 않아 한적하다. 02-734-4907.

두오모 주말마다 이탈리아 가정식 브런치(2만원)를 낸다. 메뉴는 파스타와 샐러드 등을 곁들인 한 가지이지만, 매번 바뀐다. 금요일마다 레스토랑의 홈페이지에 메뉴를 공지한다. 토·일요일 낮 12시부터 오후 3시까지. 02-730-0902.

카페 데미타스 온갖 보물로 가득한 다락방 같은 곳이다. 메뉴도 일본 만화 '심야식당'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만화 속의 메뉴인 갓 지은 밥에 가다랭이 포와 간장을 뿌려 먹는 '고양이 맘마'(5000원)가 이곳에 있다. 여러 가지 채소와 쇠고기를 볶아 밥에 올려 내는 찹스테이크 정식(1만5000원)과 녹차에 밥을 말아먹는 일본 음식인 연어 오차즈케(5000원)도 인기 메뉴다. 02-391-6360.

하루 종일 브런치

이태원


아예 종일 브런치만 파는 레스토랑이 많다. 브런치가 도입되기 시작할 무렵부터 생겨난 '원조' 브런치 카페들은 주로 팬 케이크·오믈렛 등 정통 아메리칸 메뉴들을 선보인다. 최근엔 제일기획과 중앙경리단 주변으로까지 다양한 브런치 카페들이 들어서고 있다.

수지스 원조 브런치 레스토랑으로 꼽힌다. 오전 11시쯤 가면 줄을 서야 할 정도다. 미국식 브런치로 대표 메뉴는 달걀 5~6개에 감자·양파·베이컨 등을 섞은 오믈렛세트(1만9000원). 팬 케이크는 달지 않다. 강남 코엑스몰과 분당에 이어 최근엔 일본 도쿄 시내에도 분점을 냈다. 02-797-3698.

더 플라잉 팬 블루 2006년 말에 열었지만, 올 데이 브런치의 트렌드를 주도하는 레스토랑으로 꼽힌다. 버섯·달걀·바질이 들어간 '더 플라잉팬의 아침', 토스트 위에 수란과 버섯을 올린 '에그 베네딕트' 등이 스테디 셀러다. 이태원치곤 양이 많지 않고, 가격이 1만4000원대 이상으로 다소 비싸다. 02-793-5285.

닐스 야드 디저트 카페로 유명하지만 와플과 키쉬 등 브런치 메뉴도 인기 있다. 베이컨·감자·소시지·샐러드·구운 파인애플 등이 함께 나오는 와플 세트(1만3000~1만4000원)는 양이 푸짐하다. 샐러드와 바질 페스토를 얹은 올리브를 곁들여 먹는 프랑스식 타르트의 일종인 키쉬도 잘 나가는 메뉴다. 02-794-7278.

가족과 함께 간다

호텔 브런치


일부 특급호텔들은 전략적인 주말 브런치 메뉴를 내놓는다. 이들은 뷔페식이지만 일반 호텔 뷔페와는 다르다. 음식 종류는 단출한 반면, 전문레스토랑 수준의 고급 재료를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또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서 주말 브런치를 하기 때문에 고급스러운 분위

기에서 느긋하게 즐길 수 있다. 소문난 호텔 브런치 레스토랑은 무척 붐비기 때문에 꼭 예약해야 한다. 대표적인 호텔 브런치를 소개한다.

서울신라호텔 '콘티넨탈' 브런치 평일에도 한다. 평일 브런치는 샐러드·디저트는 뷔페식으로, 메인은 따로 주문하는 세미뷔페식이다. 주말 브런치는 뷔페식이지만 수프와 스테이크 등의 요리를 테이블로 직접 가져다 준다. 5만5000원. 02-2230-3369.

그랜드 하얏트 서울 '파리스 그릴' 토·일요일만 한다. 오픈키친에서 스테이크를 그릴에서 직접 구워주고, 파스타도 그 자리에서 만들어 준다. 셰프들이 양을 조금씩 떨어지지 않을 만큼만 해놓고, 떨어지면 금세 다시 만들어 채워주기 때문에 언제나 막 한 음식을 먹을 수 있다. 레스토랑의 큰 창을 통해 보이는 경치는 덤이다. 샴페인도 한 잔 준다. 5만5000원. 02-799-8161.

JW 메리어트 호텔 서울의 'JW's 그릴' 일요일에만 한다. 생선과 양고기·쇠고기·돼지고기 등 고기 요리가 다양하다. 조금씩 따끈하게 준비하기 때문에 간혹 접시가 빌 때도 있지만 금세 채워준다. 유럽 고성을 개조한 듯한 분위기의 레스토랑에서 조용하고 느긋하게 즐길 수 있다. 스파클링 와인도 한 잔 준다. 5만9000원. 02-6282-6759.

하얏트리젠시 인천 '레스토랑 8' 일요일에만 한다. 호텔 내 8개의 레스토랑에서 대표적인 메뉴 한 가지씩을 브런치를 위해 내놓는 것으로 유명하다. 메인은 이탈리안 총주방장이 준비한 여섯 가지 이탈리아 요리에서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4만3000원. 032-745-1234.

라면만큼 쉽다

가정식 브런치


미국식 브런치는 집에서도 간단하게 만들 수 있다. '재즈 요리사'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이진호씨에게서 간단한 브런치 만드는 방법을 들어봤다(http://blog.daum.net/jazz4lovers 참조).

초간단 브런치 음식의 구성은 이렇다. 따뜻한 빵(팬 케이크나 프렌치 토스트), 계란(스크램블 에그·계란 프라이·수란 등), 소시지 또는 베이컨, 채소(따뜻한 채소 또는 샐러드) 등을 준비해 커다란 접시에 담아내면 끝. 따뜻한 채소 요리는 주키니 호박, 파프리카와 피망, 가지 등을 썰어서 팬에 구운 뒤 올리브 기름과 발사믹 식초만 뿌리면 된다. 요즘엔 버섯도 많이 이용한다. 양송이·맛송이 등을 길이로 썰어서 올리브 기름에 볶으면서 로즈메리·소금·후추로 간만 하면 된다.

송이버섯과 포치드 에그 토스트 두 쪽을 팬에 구워 접시 맨 아래에 깐다. 그 위에 뜨거운 팬에 올리브 기름을 두르고 로즈메리와 버섯(소금·후추로 간한다)을 볶아낸 버섯요리를 올리고, 위에 페타 치즈를 군데군데 얹은 뒤 수란을 그 위에 올리면 근사한 브런치가 완성된다. 수란은 물이 끓을 때 식초를 넣은 뒤 계란을 넣고 2분 정도 삶으면 된다.

심플 바나나 팬 케이크 먼저 팬 케이크를 두 장 굽는다. 바나나는 껍질을 까서 도톰하게 썰어 기름을 두른 팬에 볶는다. 바나나가 어느 정도 익으면 팬 케이크 시럽 세 큰술을 넣고 볶으며 졸인다. 팬 케이크 한 장을 깔고, 그 위에 졸인 바나나를 얹고 맨 위에 팬 케이크를 덮은 뒤 시럽을 뿌려 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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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025&aid=0002032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