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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J's 패션 이야기

독일(나찌)군복이 멋있는 이유

by forzalazio 2009. 11. 25.


 

밀리터리 코스프레나 2차대전 참전군 선호도를 보나 압도적으로 독일군이 강세입니다. 유럽에서 독일군복을 입고 설치다가는 자칫 끌려갈 수 있는 분위기다 보니 좀 덜하지만 미국이나 일본이나 라인엑터들이 나오는 곳에는 독일 SS 군복을 멋지게 차려입은 사람을 꼭 볼 수 있습니다, 사실 음으로도 상당히 많은 수가 나찌의 군복에 매료되어 있는 경우가 많죠, 왜 그럴까요? 그 사람들은 국가사회주의 정신에 영도되어 그럴까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그들이 그런 복장에 끌리는 이유는 "애초에 끌리게 만들었기 때문" 입니다. 타국의 군복은 대체로 실용성에 그 목적을 둡니다, 군복이라는 것이 군인이 입는 옷인만큼 디자인 보다는 전장터에서 튼튼하게 입을 수 있고 다양한 군장을 착용하는데 무리가 없으며 가볍고 통기성이 좋아야 하죠 그러다 보니 디자인은 작업복 스타일에서 크게 변할 수가 없습니다. 2차대전 당시 정말 후줄근해 보이는 소련군의 복장이 러시아 동토의 전장에서는 가장 적합한 복장이었습니다, 허나 멋은 없죠.

헌데 독일은 군복 디자인의 사상이 달랐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독일 군복은 이탈리아 디자이너 휴고 보스에 의해 만들어 졌습니다. 휴고보스는 히틀러 청년단(Hitler Youth)과 방위군(Wehrmacht)의 유니폼을 제작했고 프랑스인 포로들과 폴란드인 재소자들을 죽음의 수용소에서 데려다 옷을 만드는 데에 이용했습니다, 덕분에 휴고 보스는 항상 소송 속에서 살고 있죠. - 첨언합니다, 시간여행님의 말씀에 따르면 휴고보스는 이탈리아인이 아니라 독일인이며 정식 발음은 후고 보스라고 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후고 보스 자체가 디자이너라기 보다 사업가 쪽이 더 가깝다는 설명이셨습니다, 저도 이 부분은 사업가 후고보스쪽을 더 지지하고 있음으로 첨언 드립니다 -

<휴고보스의 향수, 독일군 수통 디자인입니다, 자세히 살펴 보시면 이런 디자인이 휴고보스의 주종을 이루고 있죠>



알다시피 히틀러는 군국주의적인 국가를 원했습니다, 군대처럼 영도자의 지도아래 일사분란하게 제 역할을 하는 그런 모습이 히틀러가 그리던 이상적인 국가였죠. 그래서 그는 모든 문화적 역량 또한 이런 군국적 국가의 모습을 투영하는 모습을 선호했습니다, 바그너의 웅장한 음악을 좋아하면서 이용하고 괴벨스와 더불어 나찌 국가대회를 열때도 치밀한 계산하에 보는 사람이 눈물을 흘릴만큼 웅장하면서도 장엄한 광경을 연출했습니다, 히틀러와 나찌의 이런 선전기술은 지금까지도 통용될만큼 유용한 수단이죠.

아무튼 이런 히틀러의 사상이 휴고 보스의 디자인 감각과 합쳐져 만들어진 것이 바로 독일의 군복인 것입니다. - 멋있어야 군대에 지원하는 엘리트가 많아지겠죠, 그리고 이것은 군대의 힘을 키우려는 의도와도 맞아 떨어집니다 - 특히 SS의 경우 특유의 검은색 군복에 입대 선발부터 키 180 이상에 전형적인 아리아인의 신체를 가진 건장한 남성을 뽑았습니다 결국 디자이너의 옷을 모델에 입혀 놓은 꼴이 되는 것이니 이것이 멋있지 않다면 자신의 미적 감각을 심각하게 의심해 봐야 할 정도지요. - 물론 미적감각은 개인차가 있으니 절대적인 것은 아닙니다 -

그러나 이런 디자인은 역시 실전에서는 그리 좋은 선택은 아니었습니다, 독일군의 복장은 제작하기가 까다로워 군복 생산 비용이 늘어났고 양모제질의 군복은 실전에서는 땀이차고 잘 더러워 졌습니다. - 양복(수트)입고 전쟁나갔다고 생각해 보세요 - 하지만 디자인은 먹어 주었으니 이후로도 다양한 분야에서 독일군복의 디자인이 활용되었죠. - 음으로는 채찍을 들고 SS모자를 쓴 SM 클럽의... 응? -


독일이 전쟁에 패하면서 2차대전은 종결 되었지만 당시 독일군에 환상을 품게 되는 것은 자연스럽습니다. 다만 그것이 그대로 독일의 전범행위에 대한 긍정으로 이어져서는 곤란하겠죠.

출처 : http://idealist.egloos.com/3153164



Commented by 시간여행 at 2007/03/02 19:21

이오공감 보고 왔습니다.

그냥 한가지...후고 보스는 독일 사람입니다. 그리고 지금은 디자인 브랜드로 알려져 있지만, 원래 창립자인 후고 페르디난드 보스는 디자이너가 아니라 양복점을 운영하던 경영자였읍니다.(브르조아급이라 할까요 부유한 집안 출신으로 양복장이(슈나이더)는 아니고, 경영자쪽이 더 가까운 듯.) 원래 2차대전 전부터 작업복들을 만드는 일을 해 왔고, 경영자인 후고 보스가 나찌당에 가입한 후로, 독일 군대에 군복을 (아마 독점) 납품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후고(독일식 발음은 후고) 보스는 토종? 독일 브랜드입니다. (사위가 영국계 같지만...) 아마 지금 후고 보스사가 이탈리아의 피에트로 마쪼토 백작의 직조업체와 발렌티노 패션 그룹의 지분을 많이 가지고 있어서 이탈리아 디자인 브랜드로 오인들을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지금 후고 보스사는 바이에른 뮌헨 축구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첼시, AC밀란 축구팀들 유니폼을 만들어 공급하고 있다죠.

후고 보스에서 만든 군복도 그렇고, 포르쉐가 디자인한(이 경우는 디자인이 맞습니다) 독일군용차량 등 지금 세계적인 디자인 브랜드가 된 독일 사업체들이 종종 있는데, 유명 디자이너들이 디자인해서 멋?있다기 보다는, 당시는 그저 평범한 일반 사업체들이었지만, 전쟁이라는 소용돌이에서 사업체의 맥이 끊긴 것이 아니라 히틀러에 동조함으로써 오히려 2차대전의 특혜, 특수를 누려 지금의 사업체로 성공할 수 있었다고 보는게 더 올바르지 않을까 합니다...

그리고 뉘른베르크 전당대회에서 사람들의 감정을 격앙시키는 그런 연출은 괴벨스 보다는 알베르트 슈페어라는 히틀러가 총애하던 건축가의 아이디어와 역량으로 보는 것이 더 옳은 것 같습니다. 실제로 많은 수의 사람들에 똑같은 유니폼을 입히고 일사분란한 동작을 하게 했을때 전달되는 장엄함에 대해서는 1920년대에도 이미 이야기가 되어왔던 내용입니다. 나찌는 이런 것들의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 적절히, 그리고 강제적이고 대규모로 아주 잘 활용해낸 경우라 봅니다.

나찌의 정책들이 구체적으로 누구 손에서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저는 잘 모르지만, 괴벨스의 선동술은 어떤 사건이 일어나면, 그것을 나찌에 유리하게 활용하는데 뛰어난 전략가로서의 능력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위의 사진에서 보는 장교들의 복장이나 일반병들의 헬멧을 보면 승마복이 연상되는데, 아마 승마복을 모델로 삼지 않았을까 합니다. 제 추측입니다면, 승마나 사냥이 히틀러 정권의 경제, 경영 담당이었던 헤르만 괴링의 취미였던 점을 생각해 본다면, 아마 당시 독일군 복장이 승마복을 따르는 것은, 괴링의 영향이 크지 않았을까 합니다.

승마복장이야 일반 작업복과는 달리 기능성외에도 멋스러움을 더한 옷이니, 만약 그걸 모델로 했다면 그런 맛도 같이 나게 되는 거 아닐까요? (독일군대의 복장 변천사를 한번 연구해서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군요...)

그런데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솔직히, 승마복을 군장교들의 복장으로 사용한 것은 좀 우스꽝스러워 보이기도 합니다. 우스꽝스러움(특이함)과 권력의 기묘한 조화라고나 할까... 이성적으로 쉽게 설명되지 않는 그런 감성적인 기묘한 것들이 사람들로 하여금 알게 모르게 나찌를 방관하거나 거기에 동조하도록 만드는 것 같습니다.

아무튼 숭고함의 미학을 가진 나찌 또는 디자이너들을 기용한 나찌의 감각이라든가 하는 식의 평가는 무척 위험한 생각인 듯 합니다...

Commented by ZAKURER™ at 2007/03/02 23:01
독일 뿐 아니라 보수적인 유럽 군복(특히 장교복)의 최고의 심벌은 20세기 초까지도 기사의 후예인 기병이었습니다. 특히 보수적인 프로이센 귀족 기병(유명하죠) 전통이 강한 독일에서 기병의 시대가 끝난 1차대전 이후에도 기병복(승마복)의 전통을 이으려 한 건 당연하며, 따라서 2차대전까지도 그 잔재가 남아있던 거라고 봐야죠.
(프로이센 귀족들은 관급품 군복을 그대로 입은 적이 없습니다. 기본이 양복점에다 자신의 전용 군복을 맞추는 거죠. 즉, 독일군은 시대가 바뀌었음에도 나치 이전이나 이후나 귀족 군대적 속성을 버리지 못하고 있었으며, 나치는 오히려 그러한 상징성을 부추기며 군복에서 나타났다고 보는게 맞을 겁니다)

물론 이런 경향은 대체적으로 M36군복(우리가 아는 나치 독일 군복)까지이며, 그 이후 2차대전을 겪으며 얻은 경험을 도입한 M43/44 군복에선 그런 구시대적 잔재는 사라지고 다른 국가의 군복과 비슷 - 오히려 한 술 더떠 본격적인 위장 도입 - 해집니다.
헬멧도 1차대전 중기까진 기병헬멧이다 1916년 이후 우리가 아는 나치헬멧(슈타헬름이나 프리츠라고 부르는 것)을 도입한 이후 2차대전까지 계속 쓰게 되죠.
즉, 2차대전의 나치 군복의 기본은 1차대전 때 이미 다 갖춰진 셈입니다.

후고 보스 경우엔 논란은 있지만 위와 같은 독일군의 기본 경향에 나치 특유의 장식적 요구사항(히틀러나 괴벨스 등등이 이런 류에 특히 관심이 많았다고 하죠)을 반영하여 납품한 결과라고 보는 게 큰 무리없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