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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J's 영화 이야기

세상의중심에서사랑을외치다 (2004, 일본)

by forzalazio 2009. 1. 8.

"네가 세상에 태어난후 내가 없었던 적은 단 1초도 없었어."
 
영화 티져포스터의 위 문구는 영화를 보지 않으면 크게 와닿지 않는 말일 수 있다.
 
죽어가던 '아끼(나가사와 미사미)'가 '사쿠타로(모리야마 미라이)'에게 공항에서 하는 말이다.
 
짧지 않은 런닝타임의 영화임에도 크게 지루하지 않게 영화에 몰입할 수 있었다.
 
예쁜 여배우와 불치병(백혈병)...
짧지만 순수하고도 아름다운 사랑...
둘 사랑의 매개체가 된 카세트 테입.
 
그리고 사진관... ^^
 
배경인 1986년, 일본열도의 4개 섬가운데 가장작은 섬인 '시코쿠'의 '다카마쯔'외각 시골동네...
(다카마쓰는 카가와현(香川縣)에 위치하고 있다. 카가와현은 일본의 많은 현들중에서 가장 작은 면적을 가지고 있지만, 푸른 산들과, 바다위에 떠있는 조그많고 신비한 섬들이 더욱 아름다운 카가와현을 보여주는 곳이다.)
 
86년의 모습이라는 하지만 아끼의 옷차림이라던가 사쿠타로로의 헤어스타일 같은 부분은
90년대이후의 모습에 가깝다 (약간은 아쉬웠던 옥의티...^^;)
 
영화속에서 등장하는 중요한 소품은  SONY워크맨과 내쇼날전자의 더블데크 카세트...
리츠코가 사용하는 내쇼날전자의 레드컬러 더블데크 카세트는 어린시절 우리집에 있던 것과
디자인이나 색상, 모양등이 거이 똑같은 제품이었다.
 
물론, 17년정도가 지난 시점에서 고향에 돌아간 사쿠타로가 녹슨 철제케이스에서 꺼낸 86년형
소니워크맨이 아무런 고장없이 잘도 작동되는 것에 다소 의아했지만, 그것이 기술력의 승리를
떠나 영화속의 중요한 장치이기에 뭐 일단 스킵. ^^;
 
공부면 공부, 스포츠면 스포츠(일본에서는 운동이라고하지않고 스포츠 라고표현) 게다가
뛰어난 외모로 연예계 기획자의 눈에띄어 연예인 데뷔까지도 눈앞에 두고있는 완벽한 여학생
'히로세 아끼'
 
다소 어벙하고 그닥 내세울 것도 없는데다, 선생님몰래 스쿠터를 타고 다니기나 하는 무뚝뚝한 
남학생
'마쯔모토 사쿠타로'
 
아끼가 사쿠타로의 스쿠터를 타게 되면서 부터 둘의 사랑은 싹트기 시작하고,
우연히 가전제품매장 쇼윈도에서 발견한 '86년형 소니 워크맨'을 갖기위해
MIDNIGHT WAVE(미도나이또 에이부?)라는 라디오 방송에 사연을 보내 먼저 워크맨을 타내는 사람이 이기는 내기에 나서게 된다.
 
백혈병에 걸린 같은 반 소녀의 이야기를 거짓으로 꾸며낸 사연이 소개되어 먼저 워크맨을
타게되는 '사쿠', 그리고 이에 화가난 '아끼'.

'아끼' 는 화가난 심정을 카세트테입에 담아 사쿠에게 전달하고 사과의 말도 카세트 테입에 담이 자기에게 달라고 한다. 이후부터 이둘은 카세트테입에 서로의 일과를 담아 교환하기 시작한다.
 
사쿠는 아끼에게 전해줄 말을 녹음하면서 "에... 난 저녁에 고로케를 먹었는데 난 간장 찍어먹는
걸 좋아해. 아끼는 케첩을 뿌려먹는 것을 좋아하니?" 따위의 말을 더듬더듬 녹음하는 등 고군분투.
결국 "나랑 사귀어 보지 않을래?"라는 멘트로 끝을 맺으며, 결국 그 둘은 사귀게 된다. ^^
 
이후에는 사진관 '시게 아저씨'의 부탁에따른 교장선생님 유골 채취...
둘만의 무인도 여행...
 
여행이후 이야기는 점점 비극으로 흘러가고...


영화는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액자식 구성으로 되어있다.
 
감동적인 장면을 꼽으라면 개인적으로 강당에서 아끼가 사쿠에게 피아노 연주를 들려주며
자신이 병에 걸렸음을 고백하고 함께 포옹하는 장면...
 
자신의 모습을 영원히 남기고 싶다는 아끼의 요청에 따라 둘이 함께 찍게되는 결혼사진...
 
병원 무균실에 입원해있는 아끼를 찾아간 사쿠가 유리창에 '혼인신고서'를 내밀며 유리창을
사이에두고 둘이 나누는 슬픈 키스...
 
함께 둘만의 꿈의 공간인 호주 '울룰루'에 가기위해 공항대합실에서 아끼가 사쿠에게 전하는
이야기...
 
 
간만에 만나게된 괜찮은 영화라고 생각된다.
물론 개인 취향의 차이는 있겠지만 우리나라 영화보다는 감정이입의 속도가 매우 느린템포로
진행되는 일본영화이니 만큼 다소 지루하게 느낄만한 사람도 있을 수 있겠다.
 
최근 볼만한 영화가 없다고 투덜거리시는 분들. 이 영화만큼은 한 번 보시길... ^^
 
  
                                                                     written by F.Hierro  
 
 
 
PS 1 - 성인이된 사쿠타로 역의 '오사와 타카오'를 보며 축구선수 황선홍을 닮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실제로 '살뺀 황선홍'이라는 별명으로 부르는 이들이 많다고 한다. ^^
여담이지만 요즘 개봉중인 '슈퍼스타 감사용'의 포스터에 옆모습으로 등장한 이범수의 경우도
황선홍과 매우 닮아있으니 참고해서 보시길... ^^
 
PS 2 - 사쿠타로(朔太郞, 삭태랑), 영화속에서 사쿠타로라는 이름은 조금 우스꽝스런 이름으로 그려진다. 궁금증이 발동하여 조금 찾아본 결과 사쿠타로의 한자어는 朔太郞(삭태랑)으로
초하루 또는 1일을 뜻하는 '삭'과 클'태', 사나이'랑'으로써, 결국 '초하루의 큰 사나이'정도의
뜻이 되겠다 -_-;;; '공태랑'이라는 만화가 있었던 것 같은데... 여하튼, 일본에서도 이런류의
이름은 조금 놀림을 당하는 것 같다.
축구스타 데이빗 베컴의 둘 째아들 이름이 '로미오 베컴 -_-;'인데, 그 이야기를 들은 어떤이가 '그아인 평생 놀림을 당할꺼야'라고 했던것을 되짚어 본다면 나라마다 그런류의 이름들은
존재하기 마련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