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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J's 경제 이야기

고령사회, 축복인가 재앙인가 (1)

by forzalazio 2009. 10. 25.

고령사회, 축복인가 재앙인가 (1)
신세철 조회수1648 등록일2009.09.22 09:00

오늘날과 같은 불확실성 시대에도 몇 가지 미래의 모습을 예측할 수 있다. 첫째, 지구 온난화로 시베리아 같은 툰드라 지역이 머지않아 세계의 곡창 지대로 바뀔 가능성이 짙다. 어쩌면 LED 같은 광원개발에 따라 공장제 농업(factory farm)이 더 앞서 나갈지도 모르겠다. 둘째, 신에너지 혁명이 머지않아 도래할 것이다. 지구의 미래는 아마도 태양광에너지나 수소에너지 개발과 그 진행 속도에 달려 있다고 과언이 아니다. 셋째, 생명공학의 발달과 건강관리 관심 증대로 현재 청년들의 평균수명은 적어도 100세 이상 될 것이다.

에너지 혁명, 지구 온난화 문제는 개인보다는 국제기구, 국가 그리고 특출한 과학자들의 노력에 크게 달려 있다. 그러나 인간수명 100세 도래에 따른 고령사회 문제는 사회보다는 개인 차원에서 보다 더 대비책을 차곡차곡 세워야 비극을 피해 갈 수 있다.

기대수명 100세 시대에 인간사회는 어떤 모습을 보일까?

① “건강”의 개념도 달라질 것이다.
인간수명이 4~50세일 때는 소위 우량아나 기골이 장대하여 일찍부터 힘깨나 쓰는 사람을 건강하다고 하였다. 그러나 장수시대에는 비록 허약하게 보일지라도 혈관이 튼튼하여 노후에 성인병으로부터 자유로워야 비로소 건강하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어릴 때 힘과 근육을 자랑하던 친구들이 이런 저런 성인병 질환으로 시달리며 술 한 잔 제대로 못 마시는 안타까운 장면을 주변에서 자주 볼 수 있다.
고령사회에서는 뭐니 뭐니 해도 나이 들어 혈관의 건강을 유지하는 일이 으뜸이다.

② 저축과 소비 행태가 달라지며 금융시장도 대변혁을 맞게 된다.
근로자들이 50대 후반 내지 60대 중반까지 일을 한다고 가정해도, 물경 40년에서 50년간 (근로)소득 없이 살아야 한다. 목숨은 길어져 가는데 인생 황혼기를 맞이하여 의지할 곳도 없고 가진 것도 없는 것보다 더한 비극이 세상 어디에 또 있겠는가? 근로기간과 노후 생존기간을 그냥 산술적으로 생각해 볼 때, 소득이 많든 적든 최소한 반 이상을 꾸준히 저축하여 노후 대비를 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 사항이다. 일정액을 목표로 하는 목돈 만들기 저축보다는 일생을 두고 꾸준히 저축을 해야 노년기의 어려움을 피해갈 수 있다. 평생저축 등을 통하여 일정 금액을 생존기간 꾸준히 받는 것이, 큰 재산을 가지고 이리저리 고민하며 압박감을 받는 것보다, 오히려 안정된 노후를 누릴 수 있다. (억만장자 귀부인이 고급 시니어타운에 입주하자, 원장이 갖은  정성(?)을 다해 노부인의 환심을 사서 모든 유산을 자신에게 상속하도록 유언장을 고쳐 쓰게 한 다음 곧바로 살해하는 무서운 장면이 미국영화에 있다.)
자연히 소비와 저축의 패턴도 달라지고, 이에 따라 금융시장 모습도 지금과는 사뭇 다른 대변혁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③ 가정과 가족의 모습도 변화할 것이다. 
수명은 늘어나고 출산율이 낮아지면, 인구구조가 피라미드 구조에서 단선 구조나 역 피라미드 구조로 변해 갈 가능성이 크다. 지금과 같이 부모가 자식을, 자식이 부모를 부양하는 전통적 가정의 모습은 바뀔 것이다. 오늘날에는 대체로 부부 둘이서 자식(2명), 부모(2분), 조부모(1분) 등을 모시며 4대가 살아가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앞으로는 부부 둘이서 자식(1명), 친가부모(2분), 처가부모(2분), 친가조부모(2분)와 처가조부모(2분) 그리고 증조부모(1분)까지 5대가 같이 살아가는 구조로 변할 가능성이 크다.
고령화와 저출산 사회가 진행될수록 수직적 구조에서 수평적 사회로  바뀌어 누가 누구를 부양하고 부양받는 기왕의 가족관계는 변질될 수밖에 없다. 그러니 노후생활은 누구에게도 의지할 수 없고 스스로 책임진다는 자세가 불가피하다.

혈관 관리, 쉬지 않는 저축, 가족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는 길이 고령사회를 재앙이 아닌 축복으로 맞이하는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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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