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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J's 패션 이야기

[남성정장 톱 브랜드 랭킹]키톤 1380만 원으로 ‘넘버 원’

by forzalazio 2009. 7. 9.

[남성정장 톱 브랜드 랭킹]키톤 1380만 원으로 ‘넘버 원’



우리나라에서 팔리는 양복 중 가장 비싼 브랜드는 뭘까. Prosumer는 국내 백화점에서 팔리고 있는 수입명품 양복 브랜드와 국산 및 라이선스 브랜드를 대상으로 가격 랭킹을 매겼다. 가격은 최고가를 기준으로 했다. 평균가격으로 따지면 순위가 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을 밝혀둔다. 단, 맞춤양복은 제외했다. 가격 조사는 각 브랜드 수입업체와 국내 패션업체의 협조를 받아 10월 13부터 20일까지 진행됐다.

수입명품브랜드

이탈리아의 힘은 강했다. 국내 백화점에 입점해 있는 13개 수입명품 브랜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키톤, 스테파노 리치, 브리오니 등 ‘세계 명품 3총사’를 비롯해 9개 브랜드가 이탈리아산이다. 그 뒤를 독일과 영국이 각각 2개씩 이름을 올렸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싸게 팔리는 양복 브랜드는 1380만 원의 키톤(Kiton). 주로 팔리는 가격대는 1100만 원대다. 최저가 상품이 820만 원이니 웬만한 직장인들의 두 달치 월급을 톡톡 털어도 사기 힘든 브랜드다. 키톤의 유래도 거창하다. 고대 그리스인들이 올림포스 산에서 기도드릴 때 입던 의식용 튜닉(긴 가운)인 ‘키토네(Chitone)’에서 유래됐다. 키톤 가문은 5대째 직물업계에 종사하고 있다. 1968년 가내수공업에서 정식 남성 정장 브랜드 키톤을 론칭했다. 키톤은 지난해 가을 한국에 진출, 갤러리아 백화점을 비롯해 신라호텔, 하얏트호텔 등에 입점해 있다.

최고가 제품 1050만 원으로 2위에 오른 스테파노 리치(Stefano Ricci)는 올 초 한국 땅을 밟았다. 지난 4월 갤러리아 명품관 이스트(EAST)에 매장을 열었다. 가장 싼 제품을 찾는다면 530만 원짜리 수트도 있지만 주류는 800만 원대다. 1972년 스테파노 리치 브랜드를 론칭한 이후 한국을 비롯해 미국의 뉴욕과 LA베버리힐스, 유럽의 파리·폰테 카를로·코스타 스메랄다·모스크바, 아시아의 상하이 등 총 12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스테파노 리치는 실크 캐시미어, 이집트산 면사, 악어가죽, 금, 다이아몬드 등 최상급 소재만을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브리오니(Brioni)는 최고가격 980만 원으로 3위에 올랐다. 브리오니는 프리미엄 브랜드 중 국내에서 가장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한국 진출 이후 해마다 판매율이 전년 대비 2배씩 성장할 정도다. 신세계백화점 본점과 강남점,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하얏트호텔, 신라호텔 등 5곳에 입점해 있다. 브리오니의 역사는 2차 대전이 끝난 194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탈리아의 유명한 양복 재단사 나자리노 폰티콜리와 남다른 감각을 지닌 사업가 게타노 사비니가 로마에 회사를 세웠다. 50년대 할리우드 스타들이 브리오니의 옷을 사기 위해 일부러 로마에 찾아올 정도로 명품 이미지를 확고하게 굳혔다.

키톤, 스테파노 리치, 브리오니 등 프리미엄 3대 브랜드는 스타일에서 다른 길을 걷고 있다. 키톤은 나폴리 스타일을, 스테파노 리치와 브리오니는 로만 스타일을 고집하고 있는 것이다. 나폴리 스타일이란 주름이 들어간 어깨, 곡선형 가슴포켓, 심지와 어깨패드를 사용하지 않는다. 로만 스타일은 어깨를 직선으로 벌어지게 하고 악센트가 들어가 있지 않은 허리선 등이 강조된다. 스테파노 리치 관계자는 “키톤과 브리오니가 마이바흐라면 스테파노 리치는 벤틀리”라고 비교했다.

이들의 뒤를 잇는 브랜드는 아르마니, 루치아노바르베라, 아르마니 꼴레지오니 등이 이었다. 최고가 800만 원인 루치아노 바르베라(Luciano Barbera)는 국내에서는 생소하지만 이탈리아와 미국에서는 프리미엄급 브랜드로 대접받고 있다. 가격대는 380만~800만 원으로 고급원단을 강조하고 있다. 이탈리아에서 22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미국, 일본, 홍콩 등에서 판매되고 있다.

아르마니와 제냐는 국내에서도 워낙 유명한 브랜드다. 에르메네질도 제냐의 최고가 제품은 653만 원. 220만 원짜리 양복도 있지만 300만 원대의 양복이 가장 많이 팔리고 있다. 창업주 에르메네질도가 20세인 1912년 아버지가 경영하던 작은 원단 공장을 물려받으면서 브랜드의 역사가 시작된다. 제냐는 세계 각국의 대표 한 사람씩을 선정해 세계 최고의 양모로 만든 맞춤정장을 제공하는 데, 우리나라에서는 지휘자 정명훈이 그 영광을 안았다.

아르마니는 대표적인 디자이너 명품 브랜드다. 조르지오 아르마니, 엠포리오 아르마니, 아르마니 꼴레지오니 등급이 나눠져 있는데, 최상위급인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최고가는 537만 원이다. 아르마니 꼴레지오니의 경우 조르지오 아르마니나 엠포리오 아르마니처럼 패션쇼를 진행하지 않는 컬렉션 라인으로 조르지오 아르마니보다는 더 대중적이며 엠포리오 아르마니보다는 포멀하고 엘레강스한 디자인을 추구하는 컬렉션이다.

그 뒤를 꼬르넬리아니, 프라다, 휴고보스 페라가모 등이 잇고 있다. 이중 꼬르넬리아니는 이탈리아 신사복 5대 브랜드에 속할 정도로 명성이 자자하다. 할리우드 유명배우 조지 클루니, 멜 깁슨, 영화감독 쿠엔틴 타란티노 같은 명사들이 즐겨 입는 브랜드다. 얼마 전 방한한 히딩크 감독이 입어 한국의 패션 관계자들 사이에선 입소문이 났다. 185만~340만 원대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프라다는 180만~280만 원, 페라가모는 250만~380만 원 대의 판매가를 보이고 있다.

휴고보스와 질샌더는 보기 드문 독일 브랜드다. 휴고보스는 독일을 대표하는 명품으로 최고가는 400만 원이다. 블랙라벨은 128만~200만 원, 셀렉션 라벨은 200만~400만 원이다. 질샌더는 242만~400만 원대로 디자이너 부티크다. 영국을 대표하는 명품인 폴스미스와 던힐은 각각 129만~269만 원, 190만~300만 원으로 조사됐다.

이명박 대통령이 입는 로로피아나는 완제품 기성복 라인이 없는 맞춤양복 브랜드다. 가격대는 450만~550만 원 정도다. 한편, 국내 양복 랭킹은 조만간 변화될 가능성이 높다. 1000만 원대의 톰보드와 기브스앤호크스 등이 국내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기브스앤호크스는 영국 쉐빌로가의 최고 신사복 브랜드로 이탈리아 브랜드가 장악하고 있는 국내 명품양복시장의 판도변화를 꾀하고 있다.

국산 및 라이선스 브랜드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남성복 30선을 골라 최고가부터 랭킹을 매겨 봤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싸게 팔리는 국산 양복 브랜드 1위는 LG패션의 닥스(DAKS)로 조사됐다. 최고가 400만 원으로 2위인 코오롱 캠브리지멤버스(195만 원)와 큰 격차를 보였다. 닥스는 1894년 영국 런던의 맞춤양복점에서 시작한 브랜드로 현재 LG패션의 라이선스 브랜드다. 닥스는 DAD and SLAKS의 합성어로, 설립자인 시몬 심슨(Simeon Simpson)이 지은 이름이다. 클래식, 이탈리아, 젊은층을 겨냥한 슬림 라인까지 3가지 패턴으로 제작된다.

닥스의 뒤를 이어 코오롱패션의 캠브리지멤버스(이하 캠브리지)와 맨스타가 2위를 차지했지만 평균가격대는 60만 원으로 최고가와의 격차가 큰 것으로 보인다. 캠브리지는 세련된 스타일의 남성복으로 고유의 클래식 룩을 중시하는 브랜드다. 올해는 편안하면서 엘레강스한 40년대 쿠티르 감각을 재현해 정교하고 감성적인 이미지의 고품격 ‘로열 스탠더드’ 라인을 선보이기도 했다.

맨스타는 이탈리안 모드의 세련된 남성 정장 브랜드다. 전체적으로 쉽고 편안한 일상의 여유를 표현하기 위해 안정된 스타일을 추구한다.

그 뒤로는 LG패션의 마에스트로와 제일모직의 빨질레리와 지방시가 이었다. 최고가 185만 원인 마에스트로는 여유와 품격을 지키며 합리적인 사고를 하는 비즈니스맨을 위한 정장 브랜드다. 1986년 론칭한 이후 LG패션의 신사복 생산 기술과 디자인 역량이 결집된 대표 브랜드라고 할 수 있다. 최근에는 TV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오케스트라 지휘자로 나오는 김명민(강마에)이 입은 정장으로 성인 남성 사이에서 ‘강마에 패션 따라하기’ 열풍이 불고 있을 정도.

제일모직의 빨질레리와 지방시는 170만 원대다. 빨질레리(PAL+ZILERI)는 이탈리아어 PALAZZO(궁전)과 ZILERI(질레리)의 합성어로 귀금속, 섬유산업 및 사치품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베니스 근처 질레리 가문의 오래된 건물에서 따온 이름이다. 이탈리아 전통의 비접착 수제 생산방식으로 양복을 만든다. 현재 미국, 일본, 홍콩과 유럽 각국 등 전 세계에 약 1000개 이상의 매장을 오픈한 브랜드다. 1989년부터 국내에 라이선스로 공급되기 시작했다. 제일모직의 또 다른 라이선스 브랜드인 지방시는 사회 문화적 리더들의 품격을 완성시켜 주는 정장을 모토로 한다.

5위는 최고가 155만 원으로 갤럭시가 차지했다. 지난 1983년 론칭한 제일모직의 브랜드로, 지난 25년간 한국을 대표하는 남성복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평균가격은 60만~70만 원대다. 최고가 135만 원으로 6위에 오른 로가디스는 1980년 론칭한 후 국내 비즈니스 신사복의 선두주자로 자리 잡은 브랜드. 세계적인 모델 마티어스 라우리드센을 모델로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

7위부터는 최고가가 100만 원 이하 브랜드가 순위를 이었다. 세계 패션계에 이름을 널리 알리고 있는 한국 여성인 우영미 디자이너의 솔리드 옴므가 7위다. 최고가 90만 원대 브랜드로 모던과 클래식한 남성복을 대표한다. 단색조 컬러와 심플한 라인, 디테일함이 돋보인다. 특히 전문직 남성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정장이다. 그 뒤로는 코오롱의 지오투와 아르페지오, LG패션의 타운젠트, 인터메조와 지이크가 최고가 70만 원대로 공동 8위를 기록했다.

지오투는 자유로움을 꿈꾸는 도시 남성의 현대적이고 세련된 스타일을 표현하는 브랜드로, 절제된 장식과 엘레강스한 디테일이 돋보인다. 아르페지오는 코오롱패션의 중저가 브랜드다. 1990년 론칭해 할인점 내 남성복으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합리적인 가격과 좋은 품질로 정장뿐만 아니라 캐주얼라인까지 갖추고 있다.

타운젠트도 합리적인 성향과 트렌드에 대한 관심을 중시해 만든 브랜드다. 슬림한 실루엣으로 트렌디한 제품을 선호하는 30대 고객들에게 인기가 있다. 인터메조는 1972년 일본에서 만들어진 라이선스 브랜드로 우리나라에는 1986년 첫선을 보였다. 신원의 지이크는 경쾌하면서 스포티한 감각이 믹스된 모던 클래식 룩이 주를 이룬다.

9위는 파크랜드로 최고가는 69만 원이며, 평균가는 30만 원대다. 중저가로 합리적인 가격대를 표방하는 파크랜드는 신사복의 품격과 전통을 편안함과 합리성으로 재해석한 우리나라 대표 실용 정장으로 자리 잡은 브랜드다. 패션 감각을 중시하는 20대부터 품격을 중시하는 30대 후반까지 이용 고객층도 넓다. 10위는 코오롱의 브렌우드와 더수트하우스가 65만 원으로 조사됐다. 11위는 신원이 2008년 새롭게 론칭하면서 눈길을 끌고 있는 지크 파렌하이트다. 소지섭을 메인 모델로 세우면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브랜드면서 메인 타깃은 25세부터 35세로 젊은층을 내세웠다.

12위는 크레송의 워모가 59만6000원으로 그 뒤를 잇고 있다. 편안하면서 모던한 실루엣을 보여주며, 섹시하고 독특한 룩이 주를 이루는 브랜드다. 13위는 58만 원으로 LG패션의 TNGT. ‘나 내일 뭐 입지’라고 외치는 독특한 콘셉트의 광고로 익숙한 브랜드다. 25세부터 35세 사이의 젊은층을 공략한 브랜드로 중저가 가격대로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한다. 제스는 최고가 56만 원을 기록하며 14위, 우성 I&C의 본은 55만6000원으로 15위에 랭크됐다. 16위는 톰보이의 코모도와 세정의 트레몰로와 인디안옴므가 50만 원을 기록했다.

17위부터는 가격대가 50만 원대 이하인 저가 브랜드들이다. 17위는 48만 원으로 2000년 론칭한 브랜드 아야 모리에. ‘시대가 지나도 변하지 않은 가치’라는 주제로 전통적인 가치를 기반으로 둔 현대적인 스타일을 표방한다. 18위는 인디에프의 트루젠 45만8000원, 19위는 옴브루노 43만8000원, 20위는 루이스와 뇌성의 솔루스가 40만 원을 기록하며 저렴한 가격으로 좋은 품질의 정장을 판매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글 권오준·김가희 기자Ⅰ사진 서범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