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단골 고배당주 … 석 달이면 1년 금리 거뜬
중앙일보 2009-10-05 03:10
KB투자증권에 따르면 KRX100지수에 속하는 기업(금융주 제외)의 올해 예상 배당금 규모는 10조6000억원. 금융 불안으로 기업 실적이 악화됐던 지난해(7조8000억원)와 비교하면 35%나 껑충 뛴 것이다. 2007년 이후 가장 큰 규모다. 하반기 들어 기업 실적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어 실제 배당금은 추정치보다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지난해 배당금을 별로 못 줬던 것까지 감안해 기업들이 올해는 좀 더 배당금을 많이 챙겨 줄 수도 있다.
연 2~3%대에 머문 시중금리와 비교해도 배당 투자의 매력은 높다. 고배당주는 보통 배당금액이 주가의 3~4% 이상이다. 연말까지 3개월가량 투자해 얻는 수익률로는 작지 않은 편이다.
통신·전기가스 등 대표적인 고배당 업종이 올해 상승 랠리에서 유독 소외돼 있었다는 점도 배당 투자엔 긍정적인 요소다. KB투자증권 임동민 연구원은 “배당금액이 많은 종목이라고 해도 주가가 이미 너무 올랐다면 투자 매력이 없다”며 “주가가 아직도 낮은 수준에 있는 전통적인 고배당 종목에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앞으로 지수가 옆으로 기어갈 것이라고 예상한다면 배당주에 더 투자할 만하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과거에도 10~12월에 증시가 약세 또는 횡보세를 보인 경우 고배당주 수익률이 코스피지수 상승률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배당을 노리고 살 만한 종목을 골라내기란 쉽지 않다. 올해 기업 실적이나 배당금이 아직 모두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과거에도 꾸준히 배당을 해 온 종목인지, 올해 실적이 전보다 나아질지, 주가가 너무 오르진 않았는지를 점검해 봐야 한다.
증권사들이 추천하는 종목은 과거부터 고배당주에 단골로 이름을 올렸으면서 올해 순이익이 늘어날 걸로 예상되는 기업들이다. 올해 예상 배당금이 적어도 현재 주가의 4% 이상이어서 비교적 높은 배당수익률을 기록할 종목이기도 하다.
증권사들이 복수로 추천한 배당주로는 에쓰오일·율촌화학·SK텔레콤·강원랜드·KT·KT&G·신도리코 등이 대표적이다. 이 중 일부 종목은 이미 지난달부터 주가가 들썩이고 있다. SK텔레콤과 KT 등 통신주는 기관투자가의 매수세가 몰리면서 최근 4거래일 연속 주가가 올랐다. 올 초 8만원대에서 6만원대 중반까지 떨어졌던 KT&G의 주가도 최근 다시 7만원대를 회복했다.
동양종합증권 원상필 연구원은 “고배당주에 앞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며 “3~7%의 배당수익률만이 아니라 시세 차익을 통한 기회도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한 달간 업종별 지수 등락률을 봐도 고배당 업종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기존 주도 업종인 전기전자(-4.88%)나 운수장비(-5.69%) 업종지수는 떨어졌지만 전기가스(9.65%)나 통신업(5.41%) 지수는 상승세를 보였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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