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미지 컨설턴트다. 기업체와 대학 강단에서 매일 수많은 남자들의 스타일을 코칭해 준다.
"드레스 셔츠의 목둘레는 손가락 하나가 들어갈 정도의 여유가 있어야 한다, 코털은 반드시 코털 전용 제품으로 잘라야 한다, 구두의 컬러는 시계 밴드의 컬러와 맞춰야 한다, 예식장에 가면 자신의 오른쪽에 있는 컵이 당신의 물잔이다……"
강의를 끝낼 때면 많은 남성들이 오늘의 강의 내용을 자신들만 들을 것이 아니라, 자신의 스타일 조언자인 여자들이 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그들 중에는 가정의 평화(?)를 위해 사모님이 챙겨주시는대로 입고 나와야 한다는 분들도 아주 많았다. 이 책은 그렇게 몇 해 동안 들어왔던 남자들의 요구를 반영하여 남자의 스타일링 권한을 쥐고 있는 우리 여자들이 내 남자의 매력을 세상에 제대로 보여주자는 의도로 집필되었다.
그런데 시대가 스타일리시한 남자를 강렬히 원해서인지, 체질적으로 잔소리를 싫어하는 남자들의 성향 탓인지 이 책은 오히려 남자들에게 더 많이 선택되었다. 그리고 책을 읽은 뒤 스스로를 튜닝하던 남자들이 난관에 부딪칠 때마다 나에게 직접 질문해 온 것이다.
"검은색 벨트를 맬 때 갈색 구두를 신으면 절대로 안 되는 건가요?"
"핑크 셔츠는 수트와 매치해서는 안 되는 것인가요?"
"진정한 튜닝은 명품 브랜드를 추가해야 되는 것 아닌가요?"
"돈 안 들이고 튜닝하는 방법은 없나요?"
"누구나 기본만 지키면 나만의 개성을 어떻게 드러낼 수 있나요?" 등.
넘치는 그들의 궁금증을 해결해 주면서, 나는 많은 남자들이 지금의 모습보다 훨씬 멋있어 보이고 싶어한다는 걸 알았다. 그들은 자신이 다른 남자보다 더 근사해 보이기를 원하며, 어제의 자신보다 오늘의 자신이 더 멋있어지길 원하고 있었다. 그런데 거리는 명품 브랜드의 커다란 로고가 버클에 박힌 벨트를 자랑스럽게 내밀고 다니는 남자, 타이 끝에 브랜드 로고를 달랑거리며 걸어다니는 남자, 클래식 수트에 당당하게 버튼다운 셔츠를 매치한 남자들로 가득했다. 그건 그들이 '기본'을 익히기도 전에 '응용'을 먼저 흉내냈기 때문이다. 만약 당신이 넥타이의 끝은 벨트의 중앙에 닿을 정도로 맨다는 기본 원칙을 알고 지킨다면, 브랜드 로고로 뒤덮인 타이를 고르지 않아도 충분히 멋질 것이다. 구두와 벨트의 컬러를 통일해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벨트의 버클에는 크게 구애 받지 않아도 좋다. 결국 스타일의 기본이라는 것은 남자를 천박함과 부자연스러움으로부터 지켜줄 보호막인 것이다.
기본을 고수하는 남자라면 굳이 트렌드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 기본을 지키면 정중함과 품격이 녹아든 자연스러운 멋이 살아난다. 화려한 명품 브랜드는 오히려 거추장스러운 사족인 것이다. 남자의 스타일링 테크닉 또한 이 기본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이번에 새로 출간하는 3rd Edition에서는 기본을 지키면서 안목과 개성까지 드러낼 수 있는 비법을 모은 '스타일링 테크닉' 파트를 추가했다. 이 모든 테크닉 또한 기본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기본을 지켜라. 더욱 편해질 것이다. 원래 남자가 진정으로 추구하는 스타일이란 바로 편안함 아니었던가?
당신의 성공적인 스타일 튜닝을 응원하며, 황정선
(2/186)
- 출처
-
내 남자를 튜닝하라, 황정선, 2010, 황금부엉이